[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의 7배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상대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여기에 CXMT는 D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차세대 D램 양산과 서버용 메모리 개발에도 속도를 내는 등 생산능력과 기술경쟁력 양면에서 국내 업체들을 압박하는 모습입니다.
18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CXMT는 지난 16일 실적 예고를 통해 올해 3분기 매출을 1147억~1197억위안(약 22조9000억~23조9000억원)으로 추산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589~619%, 전 분기 대비 15~20% 증가한 규모입니다. 순이익은 533억9500만~548억9500만위안(약 10조6000억~10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2650억~2700억위안(약 53조~54조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310억~1325억위안(약 26조2000억~26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약 53억위안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CXMT는 AI 연산 수요 확대에 따른 D램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을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꼽았습니다. 생산능력 확충과 공정 개선으로 웨이퍼당 산출량과 공장 가동률을 높인 점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이밍 CXMT 회장은 회사의 장기 성장에 대한 자신감과 투자자 이익 보호를 내세워 10억~20억위안(약 2000억~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제안했습니다.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과학기술주 전용 시장 커촹반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통상 2억~8억위안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입니다.
실적 성장과 함께 시장 점유율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CXMT의 글로벌 D램 매출 기준 점유율은 1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올해 1분기 8%에서 두 자릿수로 올라선 것입니다.
범용 D램에서 넓힌 입지를 바탕으로 고부가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차오칸위 CXMT 사장은 지난 10일 반도체 관련 학회에서 연말까지 ‘4F²’ 구조를 적용한 서버용 DDR5 메모리 모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커지는 고용량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고,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로 원가경쟁력까지 확보하려는 전략입니다.
CXMT의 모바일용 저전력 D램(LPDDR6) 제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4F²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인 메모리셀의 면적을 나타냅니다. F는 공정의 최소 선폭으로, 같은 선폭에서 기존 6F² 대신 4F² 구조를 적용하면 셀 면적을 3분의 1가량 줄일 수 있습니다.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셀을 배치해 저장 용량을 높이는 것입니다. CXMT는 전류가 흐르는 통로를 수직으로 세우고 이를 제어하는 게이트가 주변을 감싸는 구조로 집적도를 높이는 기술을 개발해 왔습니다.
모바일용 D램의 기술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CXMT는 지난달 20일 중국 허페이에서 열린 세계제조업대회에서 5세대 D램 공정 플랫폼 ‘G5’ 양산을 발표했습니다. 이를 적용한 모바일용 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5X(LPDDR5X) 제품 2종도 공개했습니다.
회사 측에 따르면 G5는 같은 용량을 기준으로 웨이퍼 한 장에서 얻을 수 있는 칩 수가 이전 세대보다 최소 50% 늘었습니다. 새 LPDDR5X 제품의 칩당 용량도 이전 세대 동급 제품보다 50% 증가한 24기가비트(Gb)로 높아졌습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고부가 제품 개발로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업체들과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제재에도 자체 기술 개발과 생산능력 확충을 병행하며 경쟁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생산량뿐 아니라 제품 성능과 품질을 높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며 “기술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국내 업체들을 향한 추격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4F² 기반 차세대 메모리에서 국내 업체보다 기술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평가입니다. 월가 증권사 로젠블랫의 케빈 캐시디 애널리스트는 “시제품을 개발하는 것과 신뢰할 수 있는 칩을 경쟁력 있는 비용으로 대량생산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라고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 역시 “오는 12월까지 양산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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