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망 갈등부터 석탄 폐쇄까지…에너지전환 '청구서'
'햇빛소득' 수혜 확대·입지선정 절차 투명성↑
"설명회 확대 넘어 실질적 참여권 보장해야"
'탈석탄'도 정의로운 전환 논의에 고삐
"협력업체 노동자까지 고용 안전망 넓혀야"
"탈석탄 이후 더 중요…지역 새 성장동력 찾아야"
2026-10-21 17:25:16 ㅣ 2026-10-21 17:48:19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정부가 탄소중립·전력수급 안정에 고삐를 죄고 있지만 ‘지역 상생’과 ‘노동자 보호’라는 두 가지 과제도 동시에 마주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와 석탄발전의 단계적 폐지는 불가피한 시대적 과제이나 ‘전력망 건설에 따른 입지 갈등’과 ‘탈석탄에 따른 노동자의 고용 불안’은 에너지 전환의 최대 난제로 꼽혀왔습니다. 
 
정부도 ‘송전망 건설 수용성 제고방안’의 후속 조치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시행령 및 일부개정안’과 ‘석탄 발전 폐지 대응 노동정책 토론회’를 예고하고 있지만 ‘지역 주민과의 상생’과 ‘노동자의 고용 불안 해소’를 어떻게 원활하게 이끌어내느냐가 향후 에너지 전환의 성패를 가를 핵심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21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밝힌 송전망 주변 지역 지원, 입지 선정 절차 개선안과 석탄발전 폐지 대응 노동정책 논의는 이러한 과제를 제도적으로 풀어가려는 단초입니다. 이중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 하위법령과 관련 고시, 송·변전설비 입지선정위원회 운영 기준의 개정안은 22일부터 입법·행정예고에 들어갑니다.
 
충북 괴산군 연풍면 송전탑건설 반대 대책위원회가 2026년 10월7일 괴산군청 주차장에서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송전망 갈등 줄일 '실효성'
 
개정안의 핵심은 송전망 건설 주변 마을 주민들에게 지속적인 경제적 이익을 돌려주는 보상 체계의 개편입니다. 개정안에 따라 가공송전선로 경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은 선로 길이 1㎞당 20억원을 한도로 산정합니다. 이 지원금의 3분의 2 이내는 송·변전설비 주변 지역에 배분, 나머지는 주변 지역 밖 배분으로 뒀습니다.
 
해당 마을 주민들이 협동조합을 설립해 1MW 이하의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는 경우에는 설치 비용을 지자체 지원금에서 우선 반영토록 했습니다. 지원 대상 단위도 기존 읍·면·동에서 실제 피해 영향을 받는 ‘리·통('동'보다 작은 기초 단위)’ 단위로 세분화했습니다. 
 
또 지방정부·한국전력공사와 협력해 주민 참여 의향, 부지·계통접속 여건을 갖춘 ‘계통햇빛소득마을’ 선도사업을 발굴하고 사업 구상·예상 수익 검토 등 실질적인 주민 소득 창출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동시에 입지 선정 과정에서의 고질적인 불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적 정당성도 강화합니다.
 
입지선정위원회(입선위) 구성 전에 시·군·구 단위 건설사업 계획을 공고·열람하고 개최하는 주민 설명회가 기존 2회에서 3회로 늘어납니다. 지역 주민의 입선위 참관을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회의 후 의결 사항과 회의 자료(개인정보 제외)도 전면 공개토록 했습니다. 
 
입선위에는 유역(지방)환경청 공무원이 참여해 환경적 타당성 지원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주민이 직접 입지 대안을 제안할 수 있는 길도 열립니다. 입선위가 후보 입지를 선정할 때 원칙적으로 2개 이상을 도출해 비교·검토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주민이 서면으로 대안 경과지나 부지를 제안할 경우 기술적·환경적 타당성을 검토해 안건으로 심의할 수 있는 근거도 신설했습니다. 
 
기존 선로나 신설 선로의 철탑을 공용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고 동일 시·군·구 내 복수 사업은 입선위를 통합 또는 병행 운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녹색소비자연대가 2026년 1월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질적 고용 보장, 지역경제까지 고려해야"
 
전력망 확충이 신재생에너지를 연결하기 위한 ‘인프라 확충’인 반면, 석탄발전 폐지는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원의 질서 있는 퇴장격입니다. 
 
기후부는 2040년까지 추진하는 석탄발전소 단계적 폐지에 대응, 발전소 노동자의 고용 안정과 일자리 전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토론회를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엽니다. 중점 논의는 2027년 9월16일 시행 예정인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및 폐지 지역 지원 특별법’의 이행 방안과 고용노동부의 ‘정의로운 전환 특별지구’ 제도를 연계하는 방안입니다.
 
발전소 폐지 이전부터 선제적 고용 대책을 준비하기 위한 특별법의 역할, 지원 범위, 직업훈련 및 재원 조달 방안, 산업구조 변화 예상 지역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지구 지정 기준 및 절차, 특별법과의 연계 전략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정부는 수렴된 현장의 의견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연계, ‘석탄발전 전환 이행안(로드맵)’과 특별법 하위법령 수립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소득 공유(계통햇빛소득)’와 ‘회의 자료 공개·주민 참관 등 절차적 투명성’을 담은 개정이 상생 모델로 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석탄발전 폐지 과정 또한 노동자의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선제적인 직업 재훈련, 청정에너지 일자리로의 연착륙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다만, 계통 접속 우선권 보장과 실효성 있는 수익성 검토 등 지자체·한전과의 실질적인 협력, 사업장별 고용 대책에 얼마나 구체적으로 반영하느냐가 관건으로 꼽힙니다. 대체 산업 유치가 지연되거나 재취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후속 지원까지 마련하는 등 지역경제의 지속가능성 확보도 요구되고 있습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026년 10월14일 충북 진천군 LG 스마트코티지 모듈형 주택 전시장을 찾아 태양광과 히트펌프 등을 적용한 스마트홈의 에너지 효율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기후부)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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