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 '깜깜이 가산금리' 결정 과정 공개키로
2026-10-22 16:10:09 ㅣ 2026-10-22 17:21:12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감독원이 은행별 대출금리 결정 과정을 공개해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은행들이 대출 가산금리를 낮추도록 한 은행법 개정 취지를 우회해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가산금리를 오히려 높였다는 지적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영향입니다. 
 
가산금리 낮추랬더니 우대금리 축소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국정감사에서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은행법 개정 이후에도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이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해 이자수익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7월 시행된 개정 은행법은 지급준비금, 예금보험료 등 법정 비용 일부를 대출 가산금리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은행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대출자에게 전가하지 못하게 하려는 취지입니다.
 
민 의원은 5대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지방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을 대상으로도 금리 산정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민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BNK경남은행은 지난 6월 3.06%였던 가산금리를 개정 은행법 시행 이후인 8월 3.67%로 높였습니다. 우대금리 혜택까지 축소하면서 은행이 결정하는 금리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입니다. 제주은행도 가산금리를 올리는 동시에 우대금리를 줄였고, 케이뱅크 역시 가산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민 의원은 "가산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은행법을 개정했는데 오히려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까지 축소했다"며 "금융위와 금감원이 공동으로 특별감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특히 은행들이 목표수익률을 조정해 가산금리를 변경하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민 의원은 "목표수익률을 조정해서 가산금리를 조율하고 있더라"면서 "시스템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완전히 풍선효과이고 법을 탈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감원과 함께 현황이 어떤지 챙겨보겠다"며 "은행업권과 관련해 건전성과는 별개로 이 부분은 민생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챙기겠다"고 답했습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은행별 금리 결정 과정의 공시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원장은 "공시도 해서 '네이밍 앤 셰이밍(Naming and Shaming)' 형태로 금융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은행별 금리 산정 과정을 공개해 소비자가 직접 비교하고 판단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정무위원장인 유동수 민주당 의원은 "가산금리를 얼마 받아라, 말아라 할 권한은 없는 것 아니냐"며 "대출금리 결정 과정을 공시하면 소비자들이 이를 보고 판단하고 자연스럽게 은행 간 경쟁을 유도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했습니다.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가계대출 총량규제 적법성 논란도
 
금융당국이 시행하는 가계대출 총량관리의 법적 근거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습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당국이 은행별 가계대출 증가 규모를 사실상 제한하면서도 명확한 법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조 의원은 "대통령 말 한마디에 대출이 풀렸다 잠겼다 하는 것은 금융 후진국의 모습"이라며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려면 법률에 근거해야 하는데 금융위가 협의라는 표현으로 총량규제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무슨 협의가 지키지 않으면 페널티를 주느냐"며 "금융당국이 은행의 영업을 제한하는 총량규제를 하려면 명확한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금융당국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금융시장 안정"이라며 "금융산업은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어느 나라든 별도의 감독기구를 두고 규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오후 추가 질의에서도 조 의원은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대한 법적 근거를 재차 문제 삼았습니다. 그는 "가계대출 총량규제의 법적 근거를 제출하라고 했더니 금융위설치법과 은행법을 근거로 제시했다"며 "금융시장 안정과 은행의 건전한 운영이라는 법의 목적만으로 민간은행의 가계대출 총량을 규제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페널티를 주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금리 상승기에 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확대도 쟁점으로 다뤄졌습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한국은행 자료를 인용해 금리가 1%p 상승하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13조원 이상 늘어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전체 주담대 잔액 767조원 가운데 순수 고정금리 대출은 약 100조원으로 13% 수준에 그쳤습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순수 고정금리 비중도 2023년 4분기 19%에서 최근 10%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장기 고정금리 활성화 태스크포스(TF)가 중단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억원 위원장은 "중단된 게 아니라 계속 실무 협의를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해 정부 입장을 묻는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의 "일찌감치 정리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국회에서도 아마 정리가 돼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으로 아마 정리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의원은 새 금융중심지를 지정하려는 구상과 관련해 "금융 중심지를 3곳으로 쪼갠다고 금융경쟁력이 3배가 되느냐"면서 "추가 지정으로 자원과 역량이 분산되고 기존 금융 중심지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추가 지정은 신청이 들어왔기 때문"이라며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공정한 절차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