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어제는 1만3000원 찍고 갔어요. 그제는 6만6000원 찍고 가고"
22일 찾은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 매장 4층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A씨에게 하루 매출을 묻자 이렇게 답했습니다. 5년째 식당을 운영해 온 A씨의 월 매출은 한때 2000만원을 웃돌았지만 현재는 3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손님이 줄어도 식당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계속 발생합니다. A씨는 "매출이 하루 10만원이 안 될 때가 많다. 코로나 때도 힘들었지만 이정도만큼은 아니었다"며 "전기요금과 수도요금도 내야 하고 직원 급여도 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2일 홈플러스 강서점 1층 전경. (사진=이혜지 기자)
지난 8월 13일 재개장 당시 고객들로 붐볐던 매장은 두 달여 만에 한산해졌습니다. 이날 1층 푸드코트와 의류 매장, 2층 식품 매장에는 고객들이 오갔지만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인적이 드물었습니다. 매장 안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상인들은 매출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매출은 3분의 1로…"어디 갈 데도 없다"
3층에서 15년째 수선집을 운영하는 B씨도 매출이 예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계절적으로 손님이 늘어야 할 시기지만 유동 인구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올여름에는 하루 종일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은 날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22일 찾은 홈플러스 강서점 1층 전경. (사진=이혜지 기자)
B씨는 "이 상태로 가면 불안하다"며 "그렇다고 나가기도 어렵다. 어디 갈 데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매장을 옮기려면 새로운 영업 장소를 구하고 이전 비용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2년 전에 카페를 양도받은 C씨도 매장 운영을 계속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A씨 역시 매장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원상복구 비용만 1000만원이 넘는다는 견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했습니다. 장사를 계속해도 매출 회복을 장담하기 어렵지만, 매장을 정리하는 데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상황입니다.
정산금 밀리고 비용은 계속…개인 단말기까지 마련
홈플러스 강서점 전경. (사진=이혜지 기자)
매출 부진뿐 아니라 정산금 문제도 부담입니다. A씨는 기존에 홈플러스 결제 시스템으로 매출을 정산했지만, 현재는 월 3만원 수준의 대여료를 내고 별도의 결제 단말기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객 결제 대금이 홈플러스를 거치면 정산이 지연될 수 있어 단말기를 따로 마련했다는 설명입니다.
A씨는 지난 6월분 매출 정산금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는 "미지급 대금은 2028~2031년 사이 나눠 지급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소상공인인데 매출도 없고 방법도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습니다. 매장을 나가려면 원상복구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보증금 반환 여부도 불확실해 당장 철수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를 밟는 가운데 영업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확보했지만 납품업체와의 거래가 정상화되지 않아 상품 공급과 매출 회복에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이달 초 매출도 목표액의 3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는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휴업 기간 입점업체의 영업 손실에 대한 별도 지원을 묻는 질의에 "현재는 여력이 안 된다"고 답했습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인수합병(M&A)이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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