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떼 입찰 막힌 탓?"…중견건설사, 계열사 정리 속도
국토부, 벌떼입찰 정조준…중흥·대방건설 등 법인 정리
흡수합병부터 청산까지…"비용 절감·경영효율화 차원"
2023-05-12 06:00:00 2023-05-12 10:12:54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중견건설사들이 계열사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한 상황에서 정부가 페이퍼컴퍼니 등 계열사를 동원해 공공택지를 받는 이른바 '벌떼입찰' 행위에 칼을 빼든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됩니다. 계열사를 통한 입찰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비용을 소요하기보다 흡수합병이나 청산을 택한 것입니다.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사진=연합뉴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에스주택은 최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해산을 결의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주총 결의에 따라 티에스주택은 청산인을 선임해 청산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난 2011년 설립된 티에스주택은 호반건설(기업집단) 계열사로,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자의 차남인 김민성 호반산업 전무가 최대주주로 있는 호반산업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과거 세종시 1-1생활권의 L8블록과 M4블록, 1-3생활권 L2블록에 호반베르디움을 분양하며 2013년 매출액만 1641억원에 달했던 티에스주택은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호반산업으로부터 135억원을 단기차입하는 등 운영자금을 확보해왔습니다.
 
그러나 주택 경기가 악화하고 일부 건설사들의 벌떼입찰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티에스주택 역시 인천검단 AB15-2블록 분양이 완료된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않은 모습입니다. 실제 감사보고서를 보면 티에스주택의 작년 매출액은 없었으며 영업손실은 19억471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순이익 또한 122억9932만원에서 -13억3816만7930원으로 적자를 시현했습니다.
 
현재 국토부는 최근 3년간 LH로부터 공공택지를 추첨 받은 필지에서 페이퍼컴퍼니 의심 정황을 확인하고, 중흥·호반·우미·대방·제일건설 등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입니다. 만약 경찰 수사를 통해 관련 법령 위반으로 검찰이 기소할 경우 해당 건설사는 계약을 해제하고 택지를 환수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입니다.
 
여기에 검찰이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을 넘어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한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사업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푸른위례프로젝트'가 시행했는데 푸른위례프로젝트 자산관리 회사인 위례자산관리(AMC)를 티에스주택이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호반건설 측은 "통상 시행법인의 경우 사업이 종료되고 추가 사업을 하지 않으면 (경영 효율성 차원에서) 청산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벌떼입찰 논란에 휘말린 건설사들 또한 계열사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중흥건설 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세종중흥건설이 영담, 청원건설산업을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단행했으며 대방건설은 △디엠건설 △디엠산업개발 △디엠이엔씨 △디엠투자 등 4곳을 청산 종결했습니다.
 
경영 효율성 증대와 지배구조 단순화 차원에서 계열사를 정비하기도 합니다. 아이에스지주는 최근 1년 간 카이트홀딩스를 흡수합병하고 도원건설, 다솜건설, 아크로건설, 이누스건설 등 건설업, 부동산업 영위 계열사를 청산시키며 계열사가 53곳에서 42곳으로 줄었습니다. 이와 함께 아이에스지주는 지난달 인하우스건설에 대해서도 청산절차를 밟기로 했습니다.
 
이밖에 반도홀딩스는 대평랜드 지분을 매각하고 대호개발·대영개발·한길개발·대창개발 등 6곳을 흡수합병했습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택지 확보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시행계열사를 설립해 운영하는 곳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면서 "(부진한 계열사의 경우) 비용 절감이나 효율성 차원에서 청산하거나 흡수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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