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세불안이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추진에도 제동을 거는 모습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올 상반기 중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예비사업시행자가 지정될 예정인데요.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재건축추진위 등은 예비사업시행자 지정 관련 국토부의 지침 등이 늦어도 1월 초에는 나올 예정이었지만 국정 공백으로 인해 이 과정이 상당히 지연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예비사업시행자 지정 등은 재건축 사업 추진 과정에서 본격적인 정비계획수립 이전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입니다. 정국 불안에 따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추진이 동력을 잃으면서 자칫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시작 단계에서부터 암초를 만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달 말 쯤 예비사업시행자 지정과 특별정비계획법에 근거한 특별 정비 계획 수립 절차와 방법 등을 담은 지침을 공표할 예정입니다. 다만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재건축추진위원회 등에서 이 과정이 일정보다 상당히 지연됐다고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고양시 일산 신도시 내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린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선정된 분당의 한 통합재건축추진위 관계자는 "관련 지침이 지난해 말이나 1월 초쯤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었었다"며 "다만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등 정국 변수가 발생하면서 지침 안내가 늦어지고 있다. 전체적인 (재건축 추진) 일정 자체가 3개월 정도 지연되는 모양새"라고 말했습니다.
예비사업시행자 지정은 본격적인 재건축 사업 추진에 앞서 실시하는 사전 검토 작업에 해당합니다. 특히 상당수의 1기 신도시 선도지구들이 사업추진을 조합 방식이 아닌 신탁 방식을 택하고 있기에 사업 시행자인 신탁사 선정에 대한 지침과 특별 정비 계획 수립 절차와 방법 등이 담기게 되는데요. 도시정비사업의 주체가 되는 지자체장이 정비계획을 입안하고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 들어가기 전 입주민 등을 대상으로 정비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단계이기에 많은 관심이 쏠리게 됩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예비사업시행자 선정 과정에서 조합이나 추진위 등을 대상으로 각종 사업 준비 과정에 대한 검토를 할 수 있다"며 "정비 사업 진행 과정에서 생기는 각종 사안들에 대한 주민 동의를 받는 과정도 포함되며 이후 기반시설 마련, 이주대책 수립 등을 수립하는 기초를 세우는 작업에 해당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국토부, 일정부분 지연 인정…전체 사업 추진 일정 "문제 없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측은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추진이 일정부분 지연된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적으로 정한 전체 일정을 진행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신탁사 선정 부분도 사실상 동의 절차만 남아있고 각 선도지구 선정 단지 별로 설명회 등을 열어 주민들을 통해 충분히 안내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지만 국토교통부 도시정비지원과장은 "약 1개월 정도 (사업 추진이) 지연된 부분은 있지만 실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지난해 연말부터 지속적으로 설명을 해 왔다"며 "예를 들어 예비 사업 시행자 지정이나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다는 부분 등은 이미 안내 공지가 나갔고, 해당 과정들은 현재 각 선도지구 선정 구역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전체 사업이 지연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1기 신도시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국무조정실 등 관계기관과 협업이 필요한데 최근 여러가지 변수가 발생하면서 다소 늦어지는 부분들은 있다"며 "다만 국토부가 세워놓은 전체 일정 상에는 문제가 없다"고 부연했습니다.
성남시 분당구 내 한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단지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정국 불안 등 변수로 인해 1기 신도시 정비사업 등 정부의 굵직한 부동산 정책 추진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됐습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노후계획도시 정비 지원기구 점검회의를 열고 전국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회의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토부와 지원기구는 △1기 신도시 선도지구 특별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지원방안 실행 △순차 정비 등 1기 신도시 향후 정비 방안 등을 마련하는 목표로 업무를 추진합니다. 우선 1기 신도시 선도지구 공공시행자를 선정할 방침인데요. 이와 관련한 업무 지침은 늦어도 이달 안으로 발표될 예정입니다.
공공시행자 선정 지침이 나오면 이를 토대로 선도지구 예비사업시행자 지정과 선도지구 기본계획에 대한 국토부 심의 가이드라인 등이 공개될 전망입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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