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탄핵 선고 눈앞으로

복귀시, 정국 혼란 '불가피'…마은혁 임명 여부 '최대 뇌관'

[뉴스토마토 차철우·박주용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 선고'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이르면 이번 주 중 헌법재판소의 선고 여부가 나올 예정인데요. 법조계에선 한 총리 탄핵 '기각'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습니다. 탄핵 기각으로 한 총리가 복귀하면 윤석열씨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와 맞물려 정국도 함께 혼란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복귀 이후 한 총리에겐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여부가 최대 뇌관이 될 전망입니다. 한 총리의 탄핵심판 결과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국무총리 탄핵심판 1차 변론 기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헌법재판소 제공. 뉴시스)
 

법조계 "인용 가능성 낮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헌재)가 변론을 종결하고 선고를 기다리는 심판은 한 총리를 비롯해 최재해 감사원장 등 총 6건입니다. 법조계에선 추후 절차 등을 고려할 때 한 총리의 선고 기일이 윤씨보다 빠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쟁점이 복잡하지 않고 이미 변론 절차가 마무리돼 이르면 오는 7일 선고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겁니다. 

 

통상 탄핵심판의 최종 변론부터 선고까지 2주가 걸립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11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8일이 소요됐습니다. 

 

앞서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은 한 총리 탄핵 소추 사유로 △김건희·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사용 △내란 상설 특검 임명 회피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등을 5가지 사유를 들었습니다. 이중 한 총리 탄핵 심판의 주요 쟁점은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인데요. 

 

법조계 안팎에선 한 총리 탄핵 인용 가능성을 낮게 관측합니다. 탄핵이 기각되면 한 총리는 즉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복귀하게 되는데요. 이에 따라 윤씨 탄핵 심판 선고 시점도 미뤄질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윤씨 측은 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이 임명됐기 때문에 무효라는 주장을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앞서 윤씨 측이 "대통령 탄핵심판보다 한 총리 탄핵심판을 우선 심리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이유입니다. 

 

한 총리의 탄핵 선고 결과는 정국을 뒤흔들 '변수'로 꼽힙니다. 한 총리의 직무가 정지된 이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빈자리를 채웠습니다. 최 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보류'한 배경도 한 총리의 복귀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해석됩니다.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이날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 결론을 내리기 위한 평의를 매일 진행한다. 또한 지난달 19일 변론을 종결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에 대한 결론을 이번 주 중 낼 것으로 전망된다.(사진=뉴시스)
 

 

복귀해도 임명 거부는 '부담'

 

탄핵이 기각돼 한 총리가 복귀하면 직접 마 후보자 임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데요. 윤씨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 전 마 후보자를 임명하면 헌재는 '9인 체제'가 완성됩니다. 다만 8명의 재판관이 마 후보자를 윤씨 탄핵심판 선고에 참여시킬 경우 윤씨 탄핵심판은 '변론 갱신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증거 기록 등을 다시 살펴야 하기 떄문에 일정 지연이 불가피합니다. 

 

아울러 8인 체제에서 3명의 재판관이 반대하게 되면, 탄핵은 바로 기각됩니다. 하지만 마 후보자가 윤씨 탄핵심판 선고에 참여한 상태로 9인 체제가 되면, 재판관 3명이 반대해도 탄핵 인용이 가능해집니다. 일각에서는 마 후보자의 정치 성향을 문제로 여권이 거칠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마 후보자가 윤씨 탄핵심판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 경우 윤씨 탄핵심판 선고는 예상대로 이달 중순경 결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총리는 지난달 19일 열린 변론에서 "여야 합의 없이 재판관을 임명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는데요. 여전히 한 총리가 헌법재판관 3명의 임명을 보류한 행위 자체가 '위헌'이라는 판단을 받을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한 총리가 복귀해도 마 후보자 임명 거부 입장을 고집하기엔 부담이 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차철우·박주용 기자 [e-mail]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