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강석영 기자] "헌법재판소는 윤석열을 지금 당장 파면하라", "파면하라. 파면하라" 내란 수괴 윤석열씨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15일 오후 윤씨의 파면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광화문을 메웠습니다. 내란수괴 윤씨가 석방되자 '자칫 헌재가 윤씨 탄핵을 기각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시민들은 다시 광장을 찾은 겁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내란수괴 윤씨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에서 사전대회를 진행한 촛불행동도 광화문 집회에 합류했습니다. 광화문 집회엔 주최 측 추산 100만명이 집결했습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15일 오후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윤씨의 파면을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시민들은 주로 가족과 함께 집회를 찾았습니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집회를 찾은 이은진(가명·47)씨는 "지난해 12월14일 국회에서 윤씨 탄핵소추안이 통과될 때 (광장에) 온 뒤 한동안 집회에 참석하지 못하다가 마지막 주말 집회라는 심정으로 왔다"며 "아이가 최근 정치, 경제를 배우면서 근현대사를 알게 됐는데 현장에서 보고 싶다고 해서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필라델피아 민주동포모임·호주 촛불 시민 등 집회에 직접 참여하기 어려운 국외 시민들은 경복궁 인근에 푸드트럭을 보내 시민들을 독려했습니다. 시민들은 핫도그, 떡볶이, 어묵 등을 먹으며 집회을 즐겼습니다.
생업으로 집회를 찾지 못하다가, 결혼기념일을 맞아 큰 마음을 먹고 집회를 찾은 이들도 있었습니다. 김은연(60)·이재호(61)씨는 "오늘은 결혼기념일인데, 데이트를 하러 집회에 나왔다"며 "경기 의왕시에서 여기까지 오는 데 1시간30분이 걸렸다"고 했습니다. 이들은 "불안한 나날이라 헌재가 어서 파면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다. 윤석열이 돌아오면 또 계엄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자신을 해병대 예비역이라고 소개한 임인규(65)씨는 "채상병 순직사건 진상규명하기를 위해 집회에 나오기 시작했다"며 "나라가 이러면 안 된다. 국민이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1980년 계엄을 경험한 그는 "전두환 때나 가능했던 계엄이 지금 시기 일어난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도 반문했습니다
촛불행동이 15일 오후 안국역 1번 출구 인근에서 주최한 사전대회에 참여한 시민이 "헌재는 파면 선고로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 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비상행동 공동의장을 맡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연단에 올라 "우리 역사에서 '3월15일'은 이승만 독재가 부정선거로 국민 주권을 강탈한 날로 기억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오늘부터 3월15일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정의를 주권자 국민들의 힘으로 바로 세운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외쳤습니다.
광화문을 찾지 못한 지역 주민들도 이날 충북·전북·전남·광주·경남·대구·대구·경북·부산·울산·제주 등 전국에서 집회를 열고 윤석열씨 파면을 요구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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