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현대해상, 최대 8000억원 조달…재보험 카드도 검토
지난해 대규모 발행 이어 올해도 후순위채 계속
1분기 보험부채 할인율·손해율 연령군단 영향
자본성증권 외에 재보험 출재 전략도 염두
2025-03-20 06:00:00 2025-03-2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17:4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현대해상(001450)이 대규모 채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험업계 지급여력(K-ICS) 비율이 저하되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자본성증권 발행이 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경제적 가정 조정과 손해율 연령별 구분이라는 변수가 K-ICS 하방 압력으로 작용 중이다. 현대해상은 이번 후순위채 발행으로 이를 상쇄할 계획이다. 추가적인 개선을 위해 재보험 출재도 염두에 두고 있다.
 
K-ICS 비율 10.1%p 상승 효과…이자 부담 커져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제7회차 후순위채 4000억원을 공모 발행한다. 만기 10년물이며 조기 상환 콜옵션으로 5년을 설정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금액을 최대 8000억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발행 목적은 K-ICS 비율 제고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해상의 K-ICS 비율은 157.0%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소폭 상회하고 있다. K-ICS 산출 식에서 분자에 해당하는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12조4030억원이며, 분모인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은 7조9000억원이다.
 
 
이번에 후순위채를 4000억원으로 발행하면 해당 금액만큼 가용자본이 늘어 K-ICS 비율이 5.1%p 상승한다. 발행금액을 8000억원까지 늘리면 10.1%p 오른다. 현대해상의 올해 K-ICS 관리 목표치는 160% 수준이다.
 
자본적정성은 개선되지만 불어나는 이자비용은 부담이다. 이자는 3개월마다 연이율의 4분의 1씩 후급한다. 금리가 공모 밴드에서 가장 낮은 3.6%라고 가정해도 발행금액에 따라 최소 144억원에서 최대 288억원으로 잡힌다.
 
자본성증권 잔액 2.6조원…‘경제적 가정’ 영향 지속
 
현대해상의 후순위채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2조5530억원이다. 앞서 2022년과 2023년에는 발행하지 않았다가 2024년 들어 크게 늘렸다. 지난해 발행 양상은 ▲6월 공모 5000억원 ▲11월 공모 4000억원 ▲12월 사모 9000억원 등으로 총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보험부채의 할인율을 인하하는 ‘경제적 가정’ 조정과 무·저해지 상품의 해지율 산출을 강화하는 ‘계리적 가정’ 변경이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K-ICS 비율이 크게 하락했으며, 현대해상도 두 자릿수 이상 떨어졌다. 지난해 초 K-ICS 비율은 173.2%였다.
 
올해 1분기에도 대규모 발행에 나선 것은 경제적 가정 영향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보험부채를 평가할 때는 시장금리가 반영된 할인율을 적용하는데, 그 구성 요소인 장기선도금리를 계속 내리고 최종관찰만기는 더 늘리는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다. 이 경우 부채 규모가 증가해 자본이 감소하고 적정성 지표가 저하된다.
 
현대해상은 올해 경제적 가정 조정이 지속됨에 따라 추가적으로 인식하게 될 K-ICS 변동치가 13%p 하락으로 언급된다. 금융투자 업계에 의하면 이는 1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에 후순위채를 최대 금액인 8000억원으로 발행해야 경제적 가정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셈이다.
 
(사진=현대해상)
 
손해율 연령군단 구분 영향도…재보험 출재도 고민
 
1분기 K-ICS 비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으로 연령대별 손해율 규제 변경이 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금융당국이 제시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가운데 하나였는데, 적용 시기를 올해 1분기까지 열어뒀던 사항이다. 일부 보험사는 지난해 미리 반영한 곳도 있는데, 현대해상의 경우 이번 분기에 다룬다.
 
보험 상품에 적용하는 손해율을 연령별로 구분하면 고령층으로 갈수록 수치가 높아진다. 이는 상품 수익성인 미래현금 인식이 저하된다는 뜻인데, 그만큼 보험계약마진(CSM)이 감소할 수 있다. CSM은 K-ICS 산출에서 가용자본에 담기는 항목이기 때문에 K-ICS 역시 하방 압력을 받는다.
 
현대해상은 손해보험 업계서도 장기보험 내 실손의료보험 비중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연령별 손해율 규제 영향이 주목되는 이유다. 다만 현대해상 측은 기본적으로 저연령 계약이 많고 여기서 발생하는 손해율이 높았다고 설명한다. 연령별 구분을 적용하면 저연령과 고연령 영향이 서로 상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도적 변수에 대한 K-ICS 방어를 위해 후순위채 발행 외에 재보험 카드도 고려하고 있다. 재보험 출재를 통해 손해율 리스크를 전가할 수 있어서다. 재보험 비용은 후순위채 발행과 유사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 후순위채 발행은 일반적인 K-ICS 방어 차원의 목적”이라며 “재보험의 경우 아직 검토 단계”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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