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최상목마저 탄핵?…탄핵 남발 역풍 우려
재명 "몸조심하길"…최상목에 '마은혁 임명' 압박
'최상목 탄핵'의 강 앞에 선 민주당 '역풍 딜레마'
2025-03-19 21:30:00 2025-03-19 21:30:00
 [뉴스토마토 김성은·김유정 기자] 민주당이 '탄핵 카드'를 앞세워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최 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미루는 가운데 윤석열씨 탄핵 심판 선고를 두고 헌법재판소는 장고에 들어갔습니다. 탄핵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재판 선고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민주당의 스텝이 빨라지면서 최 대행 탄핵 목소리도 커졌는데요. 다만 윤석열정부 동안 밀어붙인 줄탄핵 시도가 '민심 역풍'의 단초가 될 수 있어 일각에선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현행범·몸조심"…이재명, '최상목 때리기' 전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9일 서울 광화문 민주당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헌법 위에 최상목 대행이 있다"며 "가장 중요한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중직무유기 행위를 하고 있는 최 대행은 직무유기 현행범"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헌재는 지난달 27일 최 대행에게 마 후보자를 임명할 의무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 대표는 이를 행하지 않고 있는 최 대행을 '직무유기 현행범'이라며 몰아세웠습니다. 그러면서 "최상목 대통령 직무대행은 지금 이 순간부터 국민 누구나 직무유기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기 때문에 몸조심하기 바란다"고 경고했습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헌재가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라고 결정한 지 벌써 3주가 꽉 찼다"면서 "유체이탈 화법을 쓰며 국민에게 헌재 결과를 따르라고 하기 전에 최상목 부총리부터 헌재 결정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솔선수범을 보이라"며 마 후보자 임명을 재촉했습니다.
 
민주당은 이날 온종일 '최 대행 때리기'에 집중했습니다. 헌재의 탄핵 선고를 촉구하며 안팎으로 총공세를 펼치는 민주당이 최 대행 탄핵을 테이블에 올리며 여당을 압박하고 나선 것입니다.
 
당초 지난주로 예상됐던 헌재 판결이 더 늦춰질 경우 오는 26일 예정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선고와 맞물릴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조급해진 민주당이 최 대행 탄핵 카드를 만지작거린다는 분석입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에 이어 심야 비상의원총회를 소집하며 헌재 선고 지연 대응안 마련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내란수괴 파면촉구 국회의원 도보행진'을 하기 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29번 줄탄핵'에 역풍 불라…민주당의 고심
 
하지만 최 대행 탄핵 현실화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민주당 내부에선 최 대행을 탄핵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신중론 또한 적지 않습니다. 민주당이 윤석열정부 들어 발의한 '29번의 탄핵소추안'이 부담감으로 작용하는 데다 실제 헌재에 넘겨진 탄핵안 13건 중 8건은 모두 기각됐기 때문입니다. 최 대행 탄핵이 국정 안정을 바라는 민심에 역행하는 모습으로 비칠 경우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는 형국입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전 (당내) 기류는 탄핵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며 "지금은 어떨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민주당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있다 보니 (최 대행) 탄핵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나온다"면서도 "탄핵을 진행하자는 견해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럴 땐 (결정권을) 위임받은 지도부가 책임지고 하는 것"이라며 "지도부가 독단적으로 했다는 비판이 있을까 봐 자꾸 의총에 올리는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여권은 일제히 최상목 때리기에 나선 이 대표에게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야말로 '협박죄 현행범'"이라며 "대체 뭐가 불안해서 이런 막말 협박을 가하는 건가, 헌재 판결 때문인가 아니면 본인 재판 때문인가"라고 직격했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몸조심하기 바란다"는 이 대표 발언에 대해 "깡패들이 쓰는 말이다"고 비판했습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이 대표 발언을 두고 "민주당이 코너에 몰려 있기 때문에 이런 거친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지금도 (민주당의 줄탁핵으로) 나라가 위태롭게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대행의 대행마저 탄핵한다면 국민들은 등을 돌릴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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