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CJ CGV, 실적 성장 무색한 희망퇴직…재무악화의 '그늘'
실적 개선에도 금융비용 늘어나며 순손실 지속
'초인플레이션' 터키 환율 하락에 78억원 규모 손실
지난해 국내 영화 시장 역성장에 영업이익 적자전환
2025-03-21 06:00:00 2025-03-21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9일 10:0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국내 영화 상영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CJ(001040) CGV가 지난해 CJ올리브네트웍스를 인수하며 실적 고성장과 재무부담 개선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희망퇴직을 단행해 눈길을 끈다. 영업이익이 직전년도 대비 50% 이상 급증했지만 3000억원을 넘어서는 금융비용 외에도 영업외비용, 초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순화폐성 항목에서 발생하는 손실 등으로 당기순손실이 지속된 영향이다. 
 
CGV 용산 아이파크몰 (사진=CJ CGV)
 
네트웍스 인수로 재무구조 개선했지만…차입금부담 지속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CJ CGV는 매출 1조957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년도(1조5458억원) 대비 26.66% 증가한 수치다. 업체 측은 공시를 통해 올리브네트웍스 편입효과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매출 성장이 손익개선으로 이워졌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1억원에서 759억원으로 약 54.76% 증가했다. 실적 성장이 이뤄지면서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3.88%로 직전년도(3.17%) 대비 소폭 늘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익성확대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1755억원을 기록하면서 직전년도(1234억원) 보다 손실폭이 확대됐다. 당기순손실은 기업이 일정기간 경영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에서 지출을 공제한 순이익을 말한다. CJ CGV 수년간 적자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결손금은 1조4184억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금융비용이 3022억원으로 직전년도(2282억원) 대비 32.43% 증가했다. 이자비용도 476억원에서 683억원으로 43.48%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CJ올리브네트웍스를 인수한 이후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되면서 기존 사채를 은행대출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차입금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CJ CGV의 총차입금은 지난해 2조5500억원으로 직전년도(2조2471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이에 자산총계에서 총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차입금의존도 역시 63.80%에 달했다. 총차입금의존도가 30% 이하일 때 안정적이라고 평가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여전히 과중한 수치다. 다만, 지난해 CJ올리브네트웍스를 인수하면서 2023년 70.35%에 이르렀던 것과 비교하면 약 6.55%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같은기간 1122.71%에 이르던 부채비율도 지난해 593.03%까지 줄었다.
 
 
차입부담 확대 속 초인플레이션으로 터키서 78억원 손실 발생
 
재무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차입금이 여전히 과중한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튀르키예(터키)의 리라화 환율 하락도 당기순손실 확대에 영향을 끼쳤다. 초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순화폐성 항목에서 78억원 손실이 발생하면서다. 초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순화폐성 항목은 CGV가 튀르키예(터키)에 진출하면서 취득한 리라화 자산들과 관련된 것으로, 최근 리라화 환율이 폭락함에 따라 CJ CGV의 자산가치 감소로 인해 발생한 손실을 의미한다. 초인플레이션 경제의 통화를 기능통화로 사용하는 기업의 경우 이를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된다.
 
이는 지난해 국내 사업의 영업손실 규모인 76억원과 유사한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업체 측은 터키 사업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터키 법인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초인플레이션 시장 환경에 따른 대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객단가 제고와 매점 및 광고 등 비상영수익이 증가하면서 매출액 154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년도(1171억원) 대비 32.11% 증가한 금액이다. 다만 매출 기여도 대비 영업이익이 실적에 기여하는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7억원으로 전체 연결 이익의 4.87%에 불과했다. 터키 매출이 전체 연결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9%에 그쳤다. 
 
현재 터키 중앙은행은 올해 말까지 인플레이션을 24%로 낮추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파티 카라한 총재는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750베이시스포인트(bp) 인하해 현재 42.5%로 설정했다. 이를 통해 수요 조건을 관리하고 인플레이션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은행의 목표치 보다 높은 수준에서 연말을 마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가운데 CJ CGV는 지난달 국내 사업 부진을 이유로 근속기간이 7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국내 영화 시장 축소와 임차료, 인건비 등 고정 비용 증가로 인한 부담이 확대되면서다. 실제로 2023년 86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76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매출액 역시 흥행작 감소에 따른 영화시장 축소 등으로 인해 2023년 7733억원에서 지난해 7588억원으로 1.9% 감소했다.  
 
이와 관련, CJ CGV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사업의 실적 성장이 이뤄진 가운데 터키 내 영업이익이 흑자를 기록했다"라며 "특히 터키의 경우 초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된 상황이나 국내 영화시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역성장하는 등 업황이 악화되면서 희망퇴직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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