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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한국토지신탁(034830)이 지난해 어려운 신탁사업 환경 속에서도 외연 성장과 수익성 개선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특히 매출 성장 과정에서도 비용을 성공적으로 통제하며 영업이익률을 크게 끌어올렸다. 다만, 투자 기업들의 손실폭이 확대되면서 연결 손실은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토지신탁 본사.(사진=한국토지신탁)
신탁보수·리츠보수 ‘쑥’…신탁계정대 감소에 리스크는 줄어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은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수익 2209억원, 영업이익 663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영업수익 1871억원, 영업이익 337억원) 대비 영업수익은 18.0%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96.7% 증가했다. 이에 따라 회사의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18.0%에서 30.0%로 크게 상승했다.
한국토지신탁의 영업수익은 크게 △수수료수익 △이자수익 △기타 영업수익 등으로 구분된다. 수수료수익은 신탁보수와 리츠보수와 같은 ‘주업’에 따른 매출이고, 이자수익은 신탁계정대에서 발생하는 이자를 의미한다. 기타 영업수익은 충당부채 환입액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수익처별 실적을 살펴보면 신탁보수는 전년 766억원에서 928억원으로 21.1%, 리츠보수는 147억원에서 279억원으로 89.8% 증가했다. 지난해 △인천여상주변 재개발 △부산 범일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논산 취암 트리븐 공동주택 등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우수한 분양 성적이 신탁보수 증가로 이어졌다. 또한 현재 회사의 사옥으로 쓰이고 있는 서울 강남구 코레이트타워의 우선주 매각에 따라 지난해 4분기 리츠보수 186억원이 발생하면서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면 이자수익은 같은 기간 623억원에서 534억원으로 14.3% 감소했다. 이는 ‘대출채권’으로 분류되는 신탁계정대 제공으로 받은 이자가 줄었다는 의미인데, 부동산신탁사는 주로 차입형부동산신탁 사업장 운용 과정에서 신탁계정대가 발생한다. 실제 지난해 회사의 신탁계정대 규모는 7941억원으로 전년(8202억원) 대비 소폭 줄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정비사업 부문의 본격적인 매출화에 따른 매출액 기여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최근 부동산신탁업계의 자산건전성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차입형토지신탁의 신탁계정대 규모를 관리하면서 이자수익은 소폭 줄었지만, 잠재적 리스크 역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리스크 감소에 충당금 덜 쌓아…영업비용 절감 성과
지난해 영업이익률 급상승 배경에는 효과적인 비용 통제가 있었다. 특히 2023년 대비 적은 수준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하면서 영업비용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토지신탁의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비용은 1546억원으로 전년(1534억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 기간 영업수익이 18.0% 성장한 것에 비하면 비용이 거의 증가하지 않은 셈이다. 지난 2023년 442억원이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 규모는 지난해 316억원으로 126억원 감소했다. 차입형·책임준공형관리형토지신탁 사업장의 잠재적 리스크가 줄었다는 판단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공동주택 중심의 토지신탁사업에 초점을 맞추며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관리형토지신탁 중 책임준공형 사업장은 단 1곳이며, 리스크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면서 “2017~2018년 분양한 사업장 가운데 여전히 미분양이 남아 있는 일부 프로젝트의 손실충당금을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업 관리 성과에 영업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회사는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279억원을 거뒀다. 그러나 한국토지신탁이 투자한 펀드의 대규모 손실 탓에 연결 기준으로는 18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76억원) 대비 확대된 수치다.
특히 회사는 키스톤에코프라임스타 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자회사(이하 키스톤에코프라임)와 에코프라임마린 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자회사(이하 에코프라임마린)를 통해 각각
동부건설(005960),
HJ중공업(097230)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한국토지신탁은 키스톤에코프라임의 지분 87.43%를, 에코프라임마린의 지분 93.21%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동부건설이 당기순손실 1075억원을 기록하면서 한국토지신탁은 563억원 규모 지분법손실을 반영했다. HJ중공업은 같은 시기 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나, 한국토지신탁의 사업보고서상에는 지분법손실 75억원이 기록됐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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