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공모주들이 2월을 기점으로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올해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들 상당수가 공모가를 넘어서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습니다. 특히 공모 규모가 작은 중소형주들이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4배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상장한 22개 종목 중 15개 종목(68.2%)이 상장 첫날 공모가를 웃도는 주가로 장을 마쳤습니다. 상대적으로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엘케이켐(489500)은 공모가(2만1000원) 대비 180% 상승한 5만8800원에 마감하며 상장 첫날 '따상'(2배)을 기록했고
위너스(479960)는 공모가(8500원) 대비 300%(2만5500원) 오른 3만4000원에 마감하며 4배로 급등했습니다. 이번 주 들어서도 중소형주의 강세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20일 공모가 1만3500원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티엑스알로보틱스(484810)는 2만7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공모가 대비 53.33% 상승했고,
한텍(098070)은 공모가(1만800원)보다 144.44% 올랐습니다.
특히 올해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나선
서울보증보험(031210)까지 무난하게 증시에 입성, 공모 시장도 회복세로 접어든 것으로 풀이됩니다. 2조원대 공모로 주목을 받았던 서울보증보험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2만6000원~3만1800원)의 최하단인 2만6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 기대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도 경쟁률이 7대 1에 그치는 등 흥행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장 첫날 23% 상승하며 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상장 4영업일 만에 장중 4만원을 돌파하는 등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중소형 새내기주들의 흐름이 양호하자 증권업계에서는 고무적인 분위기입니다. 중소형주들이 대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창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래 중소형주가 먼저 움직이고 이후 대형주가 회복하는 시장 흐름이 긍정적"이라며 "대형주가 본격적으로 회복돼야 시장이 더 건전하게 돌아갈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현재 시장에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형 종목은 투자금이 많이 들어가야 해 투자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공모 규모가 작은 중소형 새내기주들의 약진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특히 오는 7월부터 금융당국의 'IPO 제도 개선'에 따른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 확약이 확대될 경우 중소형주에 대한 쏠림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다만 일부 종목에 수급 집중 현상이 강해지면서 상장 후 변동성 확대에 대한 발빠른 분석과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최근에는 상장 당일 주가가 강세를 보인 이후 빠르게 조정을 받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어 청약 이후의 전략적 접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투자자들은 이제 단순히 기업 규모나 업종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개별 기업의 공시와 IR 자료 등을 분석해 성장성과 경쟁력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거래소에서 21일 오전 심플랫폼의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사진=한국거래소)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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