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안마의자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고가 품목에 해당하는 안마의자는 경기 흐름을 탈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향후 전망도 어두워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일각에서는 고객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때라고 조언합니다.
경기 악화로 판매 저조
21일 안마의자업계에 따르면 경기 영향으로 안마의자 판매가 부진한 실정입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내 정세가 혼란해지면서 안마의자 업계의 상황은 더 악화했습니다. 나라가 어지러운 상황에서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필수 내구재가 아닌 안마의자에 대한 구매 의지가 줄어든 까닭입니다.
실적 개선이 어려워지자 그간 기술력 제고에 힘썼던 안마의자업체들은 비교적 저렴한 '가성비' 제품 라인업을 늘리고 있습니다. 최신 기술이 담긴 고가 제품에 주력하던 데서 벗어나 다양한 가격대 제품을 마련해 두고 소비자의 선택을 기다리자는 전략입니다.
가성비 제품·가구·소형가전으로 확대
그런 의미에서 바디프랜드가 지난해 12월에 내놓은 마사지 가구 브랜드 '파밀레'를 두고 내부에선 혁신이란 평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동안 기술에 집중하던 데서 벗어나 디자인 요소를 강조하는 가구의 개념으로 제품군을 확장한 것이기 때문인데요. 타깃도 가구 구매자로 잡으며 가구업체들을 경쟁상대로 지목했습니다.
세라젬은 의료기기를 넘어 소형가전 제품으로 라인업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 '7케어 솔루션'을 도입했습니다.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것인데요. 7케어 솔루션이란 △척추 △휴식 △뷰티 △순환 △운동 △영양 △멘탈 관련 제품을 지칭합니다. 회사는 올해도 이 같은 전략을 이어나가며 신제품을 추가할 예정입니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키메스 2025' 바디프랜드 부스 전경. (사진=바디프랜드)
기술 연구 부담도
다만 안마의자업체의 경쟁력은 결국 마사지 기술력에서 나온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는 만큼 연구도 게을리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더 나은 기술력을 위한 연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데요.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헬스케어메디컬 연구·개발(R&D)센터를 세분화해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헬스케어메디컬 R&D센터에 헬스케어 연구소를 신설, 기존 메디컬 연구소·디자인 연구소를 포함해 3개 연구소 체제로 재편했습니다. 특히 로봇, 의료기기 제품을 강화하며 매년 새로운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입니다.
의료기기 전문 기업인 세라젬 역시 연구·개발을 통해 신체 불편감을 개선하는 제품을 개발 중입니다. 부위별로 특화된 마사지 패턴을 개발하는가 하면 근육을 풀어주는 온열 기능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3년에는 성남 판교에 통합 R&D센터인 '헬스케어 이노타운'을 개소하기도 했습니다. 기존에 분산돼 있던 연구 조직을 통합한 이곳은 선행기술 연구, 제품 개발, 디자인 등을 담당합니다.
세라젬 '마스터 V7'. (사진=세라젬)
양 사는 나란히 지난 1월 'CES 2025'에도 참가해 기술력을 뽐내기도 했는데요. 바디프랜드는 스스로 움직이는 AI(인공지능) 헬스케어로봇 '733'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제품이 스스로 움직여 사용자의 승하차를 돕는 모습을 시연했습니다. 세라젬은 온열 마사지 기능, 수면에 도움이 되는 음향, 건강 모니터링 기능을 갖춘 '홈 메디케어 베드 2.0'과 냉수·온수·정수·알칼리수 등 가족 맞춤 워터 솔루션을 탑재한 '밸런스 AI 메디 워터' 등을 소개했습니다.
안마의자 업계가 이처럼 절치부심하고 있지만 제품력이나 제품 라인업 변화 외에 새로운 돌파구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당분간 안마의자업계가 힘들 수밖에 없다. 국내 정국이 불안한 데다 1%대 저성장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인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내년까지 기다린다고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결제시스템을 매력적으로 하지 않으면 업계가 고사하게 생겼다. 6개월 동안 무료로 사용하게 한 뒤 렌털을 진행하거나 상환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등 결제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