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성주 기자] 우리은행이 알뜰폰 서비스 '우리WON모바일'을 내달 본격 출시하지만, 선발주자인 KB리브모바일과 뚜렷한 차별화에는 실패했다는 분석입니다. 자사 상품과 연계한 서비스 제공과 요금 할인제 모두 비슷해 혁신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다음달 우리WON모바일 서비스를 개시합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6월 LG유플러스와 사업 협력 업무협약을 맺었고 최근 전담 조직인 '모바일사업플랫폼부'를 신설하는 등 준비를 마쳤습니다.
우리은행은 알뜰폰 개통을 앞두고 금융과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우리은행 고객들에게 금융 거래 실적에 따라 통신 요금을 할인해주거나 예·적금 상품과 연계한 혜택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알뜰폰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요금제 등 상품들이 같이 나올 예정"이라며 "은행 상품과 연동될 수 있고 카드 쪽도 함께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우리WON모바일이 KB국민은행이 하고 있는 '리브모바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국민은행은 은행 중 알뜰폰 사업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 2019년 4월 제1호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리브모바일 운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민은행은 알뜰폰 서비스에 금융과 연계한 혜택과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거래 실적에 따라 요금 할인을 제공하는 'KB든든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KB든든할인은 주거래 우대, 스타클럽 고객, 친구결합 신청 등의 조건을 만족하면 최대 월 3300원 요금을 할인해 줍니다. 또 스타클럽 VVIP, VIP, 그랜드 고객에 대해서는 별도 조건 없이 월 4400원 할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청년도약계좌와 알뜰폰 요금제를 연계한 서비스도 있습니다. 국민은행은 'KB청년도약계좌'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리브모바일 '청년도약LET 71GB+' 요금제를 개통하는 고객에 대해서 자동납부 조건을 충족하면 청년도약계좌에 우대이율 0.3%p를 제공합니다. 시니어와 주니어 대상 할인 혜택도 있습니다. 시니어 요금제 가입 시 대상이 IRP(개인형 퇴직연금, 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계좌를 보유하고 있을 때, 주니어 요금제 가입 시 대상이 주택청약종합저축을 보유하고 있을 때 요금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고객 기반 확대와 데이터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후발주자인 우리은행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알뜰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금융을 연계한 것을 넘어 혁신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KB국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이 알뜰폰 시장에 뛰어든 가운데 업계에서는 우리은행이 알뜰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은행 연계 요금제·상품을 넘어 혁신성을 가져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진= 뉴시스)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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