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성주 기자] 제4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을 노리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시중은행이 대거 참여한 것을 두고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본력에서 높은 평가가 예상되지만, 안정성에 무게를 둔 시중은행 특성상 인뱅의 혁신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5일부터 이틀간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 받습니다. 한국소호은행,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등 4곳의 컨소시엄이 예비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참여 의사를 밝힌 더존비즈온과 유뱅크 컨소시엄이 신청을 포기했습니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는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이 일찍이 참여를 확정하면서 유력 후보 중 하나로 거론돼 왔습니다. 최근에는 하나은행과 BNK부산은행, OK저축은행 등이 합류했습니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은행들이 다수 참여한 점은 추후 예비인가 심사 시 자본력과 안정성 부문에서 가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당국이 작년 말 공개한 제4인뱅 인가 기준에서 자본력 부문 배점이 늘었는데, 업계에서는 당국이 안정적인 자금 조달력을 주요하게 지켜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여러 은행이 참여한 것을 두고 혁신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합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IT를 기반으로 한 혁신성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마련"이라며 "하지만 은행들이 대거 가담한 만큼 은행 입김에 되레 혁신성을 놓칠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다수 은행이 참여한 만큼 추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른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한 컨소시엄에 은행들이 여럿 참여해 나중에 의사결정을 할 때 서로 합의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꾸준히 제기돼왔다"며 "지분을 많이 가진 은행의 목소리가 더욱 클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예비인가 신청일인 만큼 어느 정도 합의는 진행됐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시중은행 5곳 중 3곳이 참여한 만큼 한국소호은행이 시중은행에 휘둘릴 수 있다는 비판도 들립니다. 현재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상 은행이 다른 은행의 지분 15%를 초과 소유하면 자회사로 편입해야 하고, 금융지주사 산하에 있는 은행은 다른 은행을 지배할 수 없습니다. 시중은행의 자회사까지는 아니어도 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대했던 메기 역할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시중은행 5곳 중 3곳이 참여하면서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사진=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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