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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 25일 17:5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MBK-
영풍(000670) 연합이 오는 28일
고려아연(010130) 주주총회에서 영향력을 키울 경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추진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자원 재활용·신재생 에너지·배터리 소재 사업) 신사업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MBK는 단기 고수익 중심 신사업으로 투자를 재편할 것으로 예상되고, 영풍은 고려아연이 본업인 제련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모두 현재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신사업 기조에 제동을 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업계는 이번 주총에서 최 회장과 MBK-영풍 연합 중 어느 한 쪽이 압도적으로 승기를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 주주총회 결과가 향후 고려아연의 신사업 방향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고려아연의 니켈올인원 제련소(사진=고려아연)
투자 지속에 최윤범 회장 신사업 성과 '속속'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해 유형자산취득에 1조1133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9월 촉발된 경영권 분쟁에도 불구하고 투자 규모는 확대됐는데, 2023년(4186억원)과 비교했을 때 투자규모가 2.7배가량 증가했다. 이는 경영권 분쟁이 이뤄지는 가운데서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신사업에 여전히 역점을 두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투자에 대한 성과도 나오고 있다. 자원 재활용 자회사인 스틸싸이클은 지난해 매출 1309억원, 당기순이익 6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직전연도와 비교했을 때 매출(711억원)은 84%, 순손실(120억원)은 이익 전환했다. 아울러 고려아연과 LG화학의 합작사 한국전구체도 올해부터 지난 1월부터 양산 활동을 개시했다. 최근 캐즘(일시적 수요 후퇴 현상)에도 불구하고 소재를 국산화했다는 점에서 해외 전구체 수요를 끌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의 신사업이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탄소중립 등으로 외연을 확장하면서 주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RE100을 선언과 함께 신사업 투자를 늘리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커지고 있다. 또한 ESG 지표를 투자 기준으로 삼는 글로벌 투자사의 관심도 끌 수 있다.
그러나 향후 경영권 분쟁에 따라 신사업의 방향이 수정될 수 있다. 신사업을 두고 최 회장 측과 MBK-영풍 연합이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MBK-영풍 연합은 지난해 9월 고려아연 지분 공개 매수를 선언하며 고려아연의 재무 부담 증가 속도를 지적한 바 있다.
이에 MBK-영풍 연합이 이사회 내 과반 이상을 차지할 경우 고려아연의 신사업도 전면 재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고수익성 중심의 신사업에 집중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소재 등 호흡이 긴 투자는 조정 가능성이 크다.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은 본업인 제련업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고려아연이 신사업보다는 제련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영풍 측은 그동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대해 ‘본업인 제련업을 강화하고, 회사와 주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다’라는 입장을 고수해온 바 있다. 영풍 측은 향후 고려아연 이사회 입성 시 신사업 투자 계획 점검에 대해 “우선 오는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이 우선”이라 말했다.
주총 결과에 신사업 방향 틀어질지 관심
이사회가 투자 의사 결정을 주도하기 때문에 향후 신사업 투자의 방향을 가늠하려면 MBK-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얼마나 많은 이사를 이사회에 입성시키는지를 봐야 한다. 다만, 변수가 많은 탓에 현시점에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관련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영풍의 의결권 제한 여부가 관건이다. 지난 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이 제한됐던 영풍이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의결권을 제한받을 가능성이 있다. 고려아연의 손자회사 SMC가 보유한 영풍 지분이 자회사 SMH로 이전되면서 새로운 상호주 관계가 형성되었고, 그로 인해 여전히 영풍의 의결권이 제한된다는 것이 고려아연 측의 입장이다.
이에 대응해 영풍은 별도의 유한회사 YPC를 설립해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양도해 의결권 제한에 대응했지만, 설립 등기 시기를 두고 대립이 이어지고 있어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동시에 영풍은 현재 법원에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의결권 제한을 풀기 위한 사전 조치로 해석되는데,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27일 이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에서는 MBK-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이사회를 완전히 장악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고려아연 측이 오는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린 이사 수 상한(19인) 규정이 효율적 의사결정, 이사의 책임 문제 등으로 주주들의 공감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사 수에 상한이 생기면 특정 세력이 이사를 대거 진입시키는 것도 제한된다. 이사회 후보자 수가 많은 MBK-영풍 연합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이다.
이사 수 상한 규정이 가결되면 주주총회에서 이사 8명이 새로 선임되는데, MBK-영풍 측이 신규 이사를 전원 넣어도 이사회 과반을 차지할 수 없다. 이사 선임에 집중 투표제가 도입되기 때문에 MBK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수. 주주인 최 회장 측이 이사 선임에 있어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고려아연 주주총회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지만 큰 틀에서 트로이카 드라이브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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