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내년부터 서울 내 신축 아파트 공급이 예년 대비 4분의1 수준으로 크게 급감할 전망입니다.
신규 택지 부지가 부족한 서울의 새 아파트 공급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의존도가 큽니다. 하지만 공사비 상승 여파에 서울 내 도시정비사업장 곳곳이 난항을 겪고 있어 당분간 서울 내 새 아파트 공급은 크게 부족해질 전망입니다. 이에 서울 내 내집 마련 수요는 비교적 가격 부담이 적은 경기도권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내후년 서울 입주 물량 1만 가구 이하…올해 대비 4분의1 수준
26일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이번 달 기준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3만7681가구로 집계됐습니다.
서울 마포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그런데 이 물량은 내년부터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내년 9640가구, 2027년엔 9573가구로 올해 입주 물량의 25% 수준으로 크게 줄어듭니다.
이처럼 서울 내 신규 주택 공급이 줄어드는 이유는 도시정비사업을 비롯해 민간 자체 주택사업 등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서울 내에서 진행되는 도시정비사업 조차도 공사비 상승으로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늘면서 사업 진행이 지체되는 곳도 많아 향후 서울 내 아파트 공급은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문제와 경기 불확실성 증가로 건설사들이 몸을 움츠린 탓도 큽니다. 자금력이 충분한 대형 건설사마저도 '선별 수주' 전략을 내세우며 신규 수주를 극도로 꺼리고 있어 서울 내 공급 부족을 부채질할 전망입니다.
정부의 공급 확대 카드도 유명무실합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3기 신도시 개발 등은 경기와 인천 지역이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서울 내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면 전세 가격이 오르고, 전세 가격이 오르면 매매값을 밀어올리면서 서울 전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제아무리 서울에서 살고 싶어도 젊은 부부들 실수요자들이 집값을 감당할 여력이 부족해진다. 여기에 대출 규제도 영향을 끼치고 있어 경기도나 인천으로 내 집 마련 수요가 넘어가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내 집 마련 수요 경기도로 이동…광역 교통망 개선 등 시급
실제 한국부동산원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3월 10억5134만원을 기록한 후 올해 1월에는 11억2747만원으로 11개월 연속 올랐습니다.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이에 경기도권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거주자가 매입한 경기도 아파트는 총 1만7093가구로 직전년도의 1만3429가구 대비 27% 증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서울 내 쏠림 현상을 감당할 입주 물량이 나오기 힘든 만큼, 수도권 곳곳으로 분산할 수 있는 주택 공급 정책과 신도시 인프라 개선 등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김인만 소장은 "서울 주택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니 유일한 해결책은 인구 분산이다. 정비사업 물량만으로는 서울 내 주택 마련 수요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그렇다면 비교적 집값이 싼 경기도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데, GTX 등 광역 교통망을 빠르게 확충해서 연결성을 높이고 인프라를 개선하는 등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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