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삼양홀딩스우 보통주 전환…우리도?
거래미달 사유로 상폐 위기 몰렸다가 횡재
상폐후보 우선주 많아도 ‘삼양사우’뿐
2025-03-28 06:00:00 2025-03-28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삼양홀딩스가 오늘(28일)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우선주 전량을 보통주로 전환합니다.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던 우선주 보유자들은 주가 차익에 마지막 우선주 차등 배당까지 챙기게 됐습니다. 이걸 지켜본 투자자들은 이와 닮은 우선주를 찾고 있습니다. 같은 상장폐지 사유를 지닌 후보는 많은데 실제 투자할 만한 종목은 삼양홀딩스 자회사인 삼양사 우선주가 유일해 보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홀딩스는 28일 주총에서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의결할 예정입니다. 이 안건이 통과될 경우 현재 856만주인 삼양홀딩스 보통주는 886만주로 늘어나게 됩니다. 
 
삼양홀딩스가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은 우선주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데 따른 것입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보통주 전환 결정 ‘지옥에서 천당으로’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2월 유가증권시장본부 명의로 삼양홀딩스에 대해 두 차례 투자유의안내 공시를 냈습니다. 상장폐지가 우려된다는 내용입니다. 해당 공시엔 2024년 상반기 삼양홀딩스 우선주가 거래량 미달 사유로 그해 6월28일자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사실과, 그 후로도 월평균 거래량이 1만주를 밑돌아(6610주) 최종적으로 하반기(7~12월) 월평균 1만주에 미달할 경우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공시 후 거래량이 조금 늘긴 했지만 결국 하반기에도 월평균 1만주를 넘지 못했고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됐습니다.
 
그러자 삼양홀딩스가 결단을 내렸습니다. 거래소의 우선주 상장폐지 결정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다가 2월13일 장마감 후 정기주주총회 소집 공시를 내면서 주총 안건에 ‘종류주식 전환권 부여 승인의 건’ 즉 우선주 1주를 보통주 1주로 전환하는 안건을 넣은 것입니다. 
 
이 사실이 알려진 다음 날 삼양홀딩스 우선주가 급등했습니다. 전일 5만200원에 마감했던 주가가 이날 5만9100원으로 17.73%나 뛰어오른 것입니다. 그럼에도 삼양홀딩스 보통주 마감가 6만3900원과는 차이가 있었고 그 후에도 며칠에 걸쳐 우선주가 더 올라 3월쯤 주가 괴리가 거의 좁혀졌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삼양홀딩스 우선주를 들고 상장폐지를 걱정했던 투자자들은 졸지에 주가 상승으로 생긴 차익에 마지막 우선주 배당도 챙기는 겹경사를 누리게 됐습니다. 
 
물론 삼양홀딩스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안건은 28일 주총에서 통과돼야 실현됩니다. 보통주를 지닌 주주들로서는 주식 수가 늘어나는 것이어서 달갑지는 않은 결정입니다. 현재 삼양홀딩스의 보통주는 856만주로 우선주 30만주가 전환될 경우 약 3.5%의 보통주가 증가하게 됩니다. 더구나 자사주가 112만주에 달해 의결권 기준으론 기존 주주의 권리가 4.1%가량 희석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해당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일부 주주들이 반발해도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금까지 우선주엔 배당금을 주당 50원씩 더 지급했으므로 앞으로는 매년 그만큼 배당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상폐 대상 우선주 대부분 후보 탈락 
 
이를 지켜본 투자자들은 또 다른 삼양홀딩스우 찾기에 나섰습니다. 삼양홀딩스처럼 상장폐지 경고를 받은 종목은 전자공시에서 ‘투자유의안내’로 검색하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중 우선주만 추릴 경우 지난해 12월 한화의 상장폐지 전 단계인 관리종목지정 우려 예고 공시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다만 한화 우선주는 거래량 부족이 아니라 상장주식수 미달이 사유입니다. 상장의 최소 기준이 20만주 이상인데 한화우는 지난해 12월4일 주식 소각으로 주식수가 19만9033주로 감소했습니다. 이 때문에 올해 1월3일자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습니다. 부족한 주식 수가 많지 않아 소액 증자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 데다, 한화의 경우 보통주와 우선주의 주가 차이가 거의 없어 투자 후보로 삼기엔 의미가 없습니다. 
 
삼양홀딩스처럼 거래량 부족 사유로 관리종목지정 우려 예고 안내를 받은 경우는 지난해 6월 일양약품 우선주가 있습니다. 만약 하반기에도 계속 거래가 부족했다면 상장폐지 대상이 됐을 텐데, 12월 들어 거래가 크게 늘어 상장폐지 요건에서 탈출했습니다. 
 
또 지난해 4월 보통주 숫자의 75%에 달하는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시킨 신영증권도 2023년 6월 당시 거래량 미달로 상장폐지 우려 예고가 나온 일이 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삼양사우 기준 근접…보통주 괴리율 50% 이상
 
이들은 모두 투자 대상이 될 수는 없는데요. 월평균 1만주 거래량 기준에서 벗어나 상장폐지 우려 공시는 받지 않았지만, 거래량이 적고 보통주와 주가 차이도 제법 나는 우선주는 있습니다. 바로 삼양홀딩스의 자회사인 삼양사입니다. 
 
삼양사 우선주의 지난해 상반기 월평균 거래량은 2만6541주로 상장폐지 기준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하반기엔 월평균 1만2508주로 급감했습니다. 기준은 넘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올해 들어선 26일까지 하루 평균 667주가 거래됐습니다. 여기에 20~22영업일을 곱해 산출한 월평균 거래량은 1만3340~1만4674주로 추정됩니다. 
 
보통주 전환을 위해 역설적으로 상장폐지 기준에 들기를 바라야 하는 상황인데, 삼양홀딩스의 공시 영향으로 삼양사우의 거래량은 소폭 증가했습니다. 삼양홀딩스우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거의 유일한 종목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해당 공시 직후 삼양사우 주가도 2만8100원에서 2만9950원으로 사흘 연속 상승했습니다. 3영업일 동안 6.5% 오른 것이 대단해 보이지 않겠지만, 평소 주가 변동폭이 작은 삼양사우로서는 큰 변화입니다. 또한 주가가 올랐는데도 보통주와의 괴리율은 50%를 넘습니다. 
 
삼양사 우선주가 거래량 미달 등 상장폐지 기준에 들지 못할 경우 보통주 전환은 실현 가능성 낮은 꿈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삼양사의 경영진이 삼양홀딩스와 겹치는 데다, 무엇보다 삼양사가 고배당 주식이란 점은 막연한 기다림에 힘이 될 수 있는 요인입니다. 삼양사는 최근 2년 연속 주당 1750원을 배당했습니다. 우선주는 1800원입니다. 그 전엔 3년 연속 1250원이었습니다.
 
다만 거래량 부족이든 주식 수 미달이든 상장폐지가 곧 기회인 것은 아니란 사실은 유의해야 합니다. SK네트웍스 우선주의 경우 주식 수 미달로 상장폐지가 결정됐지만 회사 측은 대응하지 않았고 2023년 7월 7영업일의 정리매매를 거쳐 7월17일자로 상장폐지됐습니다. 상장폐지 결정 후 SK네트웍스우 주식 거래는 3영업일 동안 정지됐습니다. 거래정지 전 주가는 2만3750원이었는데 마지막 정리매매에 돌입하자 1만1450원으로 직행했습니다. 보통주 전환 없이 진짜로 상장폐지에 들어가면 주가는 폭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삼양홀딩스처럼 회사 경영진이 보통주로 전환해주는 경우에나 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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