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이선재 인턴기자] 제21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경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현재까진 '반탄(탄핵 반대)파'의 지지율이 '찬탄(탄핵 찬성)파'를 크게 앞서고 있는데요. 반탄파 내부에선 벌써부터 공조 움직임이 포착됩니다. 다만 찬탄파의 합종연횡이 급물살을 탈 경우 당내 경선 구도가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김문수·홍준표 당내 지지 '과반' 근접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14~15일 이틀간 대선 경선 후보 등록 신청을 진행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국민의힘 경선에 불참한다는 의사를 밝힌 뒤 현재까지 당내 후보군은 10명 안팎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재까지 국민의힘에서 출마 선언을 한 인물은 총 8명(14일 기준)인데요. 반탄파와 찬탄파 후보는 각각 4명씩 포진돼 있습니다. 반탄파 후보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나경원 의원·이철우 경북도지사·홍준표 전 대구지사(가나다순)가 대표적인 인물로 꼽힙니다. 찬탄파 후보는 안철수 의원·양향자 전 의원·유정복 인천시장·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나다순)로 분류됩니다. 현재 반탄파 후보들은 찬탄파 후보보다 여러 지표상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공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지난 4월8~10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무선전화 가상번호 전화조사원 면접 방식)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김 전 장관은 27%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홍 전 시장이 14%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찬탄파인 한 전 대표는 13%를, 안 의원은 3%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앞서 지난 10일 공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여론조사 결과(4월7~9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전화면접조사)에서도 반탄파 후보들이 찬탄파 후보들을 앞섰는데요.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에서 김 전 장관은 29%, 홍 전 시장이 16%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두 인물의 지지율 총합은 45%로 과반에 가깝습니다. 뒤이어 한 전 대표는 11%, 안 의원은 2%의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이상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탄반파에 비해 찬탄파의 당내 지지 기반은 약한 편입니다. 결국 찬탄파끼리 뭉치지 않으면 경선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들은 중도 확장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졌는데요. 향후 찬탄파를 중심으로 합종연횡이 이뤄지면 국민의힘 경선의 변수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찬탄파 후보들은 연대하겠다는 응답이 2대 2로 나뉘어 연대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문수, 나경원, 안철수, 양향자, 홍준표, 한동훈, 이철우, 유정복(사진=연합뉴스, 뉴시스)
한동훈·양향자 "반대"…안철수·유정복 "가능"
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연대나 단일화에 대해선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양 전 의원은 "각자 뛰어 영역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며 "(탄핵에 반대한 후보와 연대는) 어려울 것 같다. 지금 단계에서 연대를 논의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반면 안 의원실 관계자는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찬탄이나 반탄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며 "보수정권 승리 위해서는 당연한 이야기"라고 밝혔습니다. 유 시장 캠프 관계자는 "(유 시장이) 국민의힘을 통합해 하나로 묶어가는 쪽에 방점을 찍었다"고 했습니다.
반탄파가 뭉칠 가능성은 더 높은데요. 힘을 합치려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김 전 장관과 나 의원은 지난 13일 중앙대학교 앞 패스트푸트점에서 공동으로 청년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12일에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연금개악 규탄집회'에 함께 참석했습니다. 다만 반탄파는 연대 가능성엔 선을 긋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탄파 후보들은 국민의힘의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반이재명' 구도로 연대를 제안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 전 장관 캠프 관계자는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는 열려 있고 뜻을 같이해 한국의 미래에 대해 같은 방향을 가지고 있다면 (반탄파든, 찬탄파든)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나 의원 캠프 관계자는 "단결이 무너지지 않는 선에서 경쟁이 좀 이뤄지고 최종적으로는 다 뜻이 모여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선 결승 정도 가면 (연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홍 전 시장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범보수 연대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시일이 짧긴 하지만 반이재명 전선의 빅텐트는 만들어질 수 있다"며 "우리 당 경선에서 승리하신 분이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빅텐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선재 인턴기자 seonjaelee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