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에 이어 자동차 부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발표했습니다.
수출 대기 중인 자동차들이 항구에 모여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3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발표한 포고문에 따라 수입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의 관세가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전 0시1분(한국시간 3일 오후 1시1분)을 기해 부과됐습니다. 이에 전체 수출에서 미국 비중이 30%를 넘는 한국 자동차 부품업계는 빨간불이 켜진 모습입니다. 미국은 한국의 최대 자동차 부품 수출 시장으로, 한국의 자동차 부품 대미 수출 비중은 지난 2020년 29.5%에서 지난해 36.5%로 증가했습니다.
미국의 자동차 부품 수입 가운데 한국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 6.4%이며 금액으로는 135억달러(약 19조원)에 달합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 관세 조치의 대상이 되는 자동차 부품 품목은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HTS(국제상품분류체계) 10단위 기준으로 332개 품목에 이릅니다.
세부 품목 별로는 △배터리·모터 등 전동화 부품(30억달러·한국 부품 비중 8.4%) △새시 및 구동축 부품(30억달러·6.0%) △자동차용 전자·전기 부품(25억달러·4.4%) △차체 및 부품(23억달러·8.3%) △엔진 및 부품(13억달러·6.0%) △자동차용 타이어 및 튜브(8억달러·5.2%) 등입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자동차업체 및 노동계의 반발을 고려해 향후 2년간 자동차 부품 관세를 일부 완화하기로 하면서 최악은 피했다는 관측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수정 포고문을 통해 올해 4월3일부터 내년 4월30일까지 미국에서 조립한 자동차 가격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 관세를 1년간 면제하고, 내년 5월1일부터 2027년 4월30일까지는 10%에 해당하는 부품에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자동차와 부품, 캐나다·멕시코에 부과한 관세, 알루미늄 관세, 철강 관세는 중첩되지 않으며, 특정 제품이 2개 이상의 관세에 해당할 경우 자동차 및 부품 관세를 우선해서 적용하도록 하는 별도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미 현지 차동차 기업들이 안전성, 내구도가 중요해 단기적으로 소재나 부품 거래선을 바꾸기 쉽지 않은 것도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안도할 수 있는 부분으로 보입니다. 여기에다 한국산 부품이 미·중 무역 갈등으로 미국 수출선이 막힌 중국산 부품을 대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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