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선 후보 초청 '경제 5단체장 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직선거법 등 재판 연기로 사실상 '사법리스크'를 털어낸 가운데 경제 행보에 집중하며 지지세 확장에 나섰습니다. 가장 시급한 현안인 경제와 민생 회복에 초점을 맞춰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하고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현 상황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도로 읽힙니다.
대선 행보 한 달…산업·기업 이슈 선점
이 후보는 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선 후보 초청 '경제 5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했습니다. 대한상의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CJ그룹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풍산그룹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도 자리했습니다.
이 후보는 "대한민국은 식민지에서 해방된 전 세계 국가 중 유일하게 아주 짧은 시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위대한 나라"라면서 "수출역군으로서 기업 역할 자체가 가장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결국 민생을 살리는 일이고, 민생을 살리는 일의 핵심은 바로 경제를 살리는 일"이라며 "경제를 살리는 일의 중심은 바로 기업이고, 이제는 민간 영역의 전문성과 역량을 믿고 정부 영역이 이를 충실히 뒷받침해주는 방식으로 가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경제단체장들은 다른 나라와의 연대 등 성장동력 방안을 제시하고, 정년연장 필요성과 법정 근로시간 단축 우려, 미국 관세정책 대응 중요성을 피력했는데요. 이 후보는 이 같은 의제를 하나하나 언급하며 화답했습니다.
이날 오후에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직능본부 민생정책 협약식을 갖고, '경제 유튜브 연합 토크쇼'에 출연하며 경제에 포커스를 맞춘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이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후 경제 행보에 박차를 가해 왔습니다. 지난달 21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를 열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주가지수 5000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첫날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아 'K 반도체 AI메모리반도체 기업 간담회'를 열면서 반도체 산업과 기업 관련 이슈를 선점했습니다.
이달 4일에는 △코로나 대출 종합대책 마련 △계엄 피해 소상공인 지원 △지역화폐·온누리상품권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당대표직에 있었던 지난 3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SSAFY)에서 만나 "삼성이 경제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잘해 주길 부탁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지지율 1위 '어대명' 굳히기
이 후보는 대선일인 내달 3일까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사법리스크 족쇄를 벗으면서 '대권 가도'를 달리게 됐습니다. 앞서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담당하게 된 서울고등법원이 오는 15일로 예정됐던 공판을 내달 18일로 연기했습니다. 또 서울중앙지법은 이달 13일과 27일에 잡힌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공판기일을 대선 이후로 변경했습니다.
현재 이 후보가 압도적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만큼 경제 역량 부각은 물론 험지 공략 등으로 '대세론'을 굳히며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기류 확대 속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 어대명 구도가 나타나고 있는데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5∼7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8일 공표·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응답률 22.1%·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 따르면, 이 후보는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43%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2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12%,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5% 순입니다.
대선 후보 선택 기준의 경우 '리더십과 위기 대응 능력'이 31%로 가장 높았고, '후보자의 도덕성과 청렴성'이 23%, '정책 공약의 실현 가능성' 15%, '정권 교체 또는 유지' 10%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가 SBS 의뢰로 지난 5~6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에게 실시한 '3자 대결' 조사(7일 공표·무선 전화면접조사·응답률 18.1%·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이재명 49%, 김문수 27%, 이준석 6%로 이 후보가 선두를 달렸습니다. 김 후보 대신 한 후보가 등판할 경우에도 이재명 49%, 한덕수 30%, 이준석 6%로 집계됐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편 이 후보는 이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가지며 보수권 인사와의 외연 확장에도 힘을 쏟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대한민국이 옳은 길로 가기 위한 조언을 구했으며, 김 위원장은 선거 준비를 잘하라는 당부를 전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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