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잘 져야 잘 이긴다
2025-05-15 06:00:00 2025-05-15 06:00:00
야구에선 "질 때 잘 져야 강팀"이라는 지론이 있다. 지더라도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패배를 당해야 훗날을 기약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경기에선 지더라도 미래 유망주 선수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것대로 나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6월3일 대선까지 이제 2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이번 대선은 현재까지 각종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에 이어 윤석열씨의 탄핵으로 치러지는 대선인 만큼 제1야당인 민주당에 유리한 선거인 것은 분명하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이번 대선은 1호 당원인 윤씨가 소속돼 있는 국민의힘의 후보가 이기기 어려운 선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입장에선 전 국민의 관심도가 높은 대선이란 점에서 현 국면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국민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정책과 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각종 여론조사 결과대로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에서 진다고 하더라도 잘 지는 것이 중요하다. "잘 져야 강팀"이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국민의힘은 대선에서 변화의 모습을 보여줘야 다음 선거 때 기회가 생긴다. 
 
변화의 첫걸음은 윤석열씨에 대한 관계 정리다. 윤씨와의 절연 없이는 어떤 전략을 펴더라도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는 점을 국민의힘과 김문수 대선 후보는 알아야 한다. 
 
앞서 김문수 후보는 12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계엄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께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계엄 자체가 아닌 국민 피해에 대해 사과 뜻을 밝힌 것으로, 형식과 내용 모두 충분하지 못했다. 
 
또 김 후보는 1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선대위 출정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윤씨의 출당 조치에 대해 "대통령께서 탈당을 하느냐, 안 하느냐는 본인의 뜻"이라며 "현재로선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다"고 밝혔다. 윤씨에 대한 출당 조치는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 후보는 14일엔 윤씨의 자진 탈당설이 나오는 것과 관련 "대통령께서 탈당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것은 본인의 뜻"이라며 공을 윤씨에게 넘겼다.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당의 공식적인 사과는 물론 윤씨를 출당시켜 관계를 끊어야 한다. 그것이 당 쇄신의 출발점이자,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변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올해 대선이 끝나면 바로 내년 6월에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 국민의힘과 김 후보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의지와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이번 대선에서 조금이나마 승리할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후일을 도모하기도 어렵다. 
 
유대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패배 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끝까지 치열하게 싸우고 지더라도 미래를 대비하는 경쟁을 하고, 또 그 경쟁에서 교훈을 얻는다고 한다. 그래야 다음에 승리할 기회를 얻기 때문이다. 질 때 지더라도 잘 져야 다음에 잘 이긴다. 대선에 나서는 각 후보들이 되새겨야 할 조언이다. 
 
박주용 정치팀장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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