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에도 짙어진 '윤석열 그림자'…'중도 확장' 실종
줄줄이 이어진 내란 관련 재판…국힘에 '악재'
윤석열 절연 안 돼…중도층 확장 사실상 실종
2025-05-19 16:15:55 2025-05-19 16:25:59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윤석열씨가 국민의힘을 탈당했지만, 당에 드리운 윤씨 그림자는 더욱 짙어졌습니다. 줄줄이 남은 내란 관련 재판에 이어 윤씨 측근이 망령처럼 당을 맴돌고 있는데요. 당 안팎의 '절연' 요구도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서 '중도층 외연 확장'은 사실상 실종된 상태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여전히 국민의힘 주변 맴도는 윤석열
 
윤씨가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네 번째 공판기일에 출석했습니다. 지난 기일에 이어 박정환 특수작전사령부 참모장을 상대로 '국회 봉쇄'와 관련한 증인신문이 이뤄졌습니다. 오는 21일에는 조지호 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 관련 사건, 23일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재판이 예정됐습니다. 
 
국민의힘은 윤씨 탈당으로 이른바 '윤석열 리스크'를 일부 해소할 것으로 보였는데요. 대선을 고작 2주 앞두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내란 재판은 중도층 외연 확장이 필요한 국민의힘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윤씨 측근이 여전히 국민의힘 주변을 맴도는 점도 당에 드리운 '윤석열 그림자'를 짙어지게 합니다. 윤씨와 40년 지기이자 법률 대리인인 석동현 변호사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시민사회특별위원장직을 맡은 것인데요. 논란이 일자 석 변호사는 사퇴했지만, 윤심(윤석열 의중)이 여전히 선거 캠프에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12·3 계엄을 보고 나는 계몽됐다"는 문제적 발언을 남겼던 김계리 변호사가 지난 17일 국민의힘 입당을 선언하기도 했는데요. 김 변호사는 "그동안 (김문수 후보의) 검증된 능력과 앞으로의 비전, 공약, 그리고 턱걸이 능력까지 알려야 할 것이 많다"며 대선 기간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습니다. 
 
'극우 절연' 요구에도 망설이는 김문수
 
당 안팎에선 윤씨를 비롯한 극우 세력과 절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들에게 우리 후보를 찍어달라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계엄과 탄핵을 정면으로 극복하고, 윤 전 대통령 부부, 그리고 자유통일당과 극우 유튜버 등 극단 세력과 과감하게 절연하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드려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그걸 제대로 못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상식적인 국민들이 '이재명이 되면 큰일 나지만 너희는 구제 불능이니 표는 못 준다'고 하시는 것"이라며 "시간이 없다. 쭈뼛거리지 말고, 정면으로 새롭게 바뀌어야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4일 "윤 전 대통령의 지난 3년간 실정 및 계엄과의 결별이 선거 승리를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밝히는 등 지속적으로 김 후보에게 윤씨와 이별을 조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비롯한 당 중진들은 윤씨와 완전한 끝맺음을 망설이는 모양새입니다. 김 후보는 지난 18일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계엄이 경제난'이라는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 질타에 "내란 여부는 재판 중"이라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데요. 이어 권 후보가 "윤석열씨가 지난해 12월3일 내란의 우두머리라는 사실은 인정하나"라고 묻자 "내란이라기보다…"라며 답변을 얼버무리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에 '윤석열 그림자'가 짙어지는 가운데 김문수 대통령 선거 후보가 중도층 지지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윤씨가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네 번째 공판이 끝나고 법원을 나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외면하는 중도층
 
김 후보가 헤어질 결심에 주춤하는 사이 외연 확장에도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중도층 표심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로 크게 기운 모양새인데요. 
 
실제로 입소스에서 <한국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18일 공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최대허용오차 ±3.1%포인트, 응답률 16.8%, 무선 전화통화 방식)에 따르면 중도층의 이재명 후보 지지도는 53%에 달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김 후보 22%,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10%로 뒤를 이었는데요. 1위 이재명 후보와 2위 김 후보는 약 2배에 달하는 격차를 보였습니다. 
 
김 후보는 대선을 2주 남기고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 늑장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서울역 광장 유세로 중도층 표심 잡기 신호탄을 쏘아 올렸는데요. 신동욱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서울역 광장 유세는 이른바 중수청 공략을 위한 유세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이를 시작으로 이재명 후보와 격차를 좁힐 반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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