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태세전환’ GM…애타는 LG엔솔·삼성SDI
연간 40만대 전기차 생산 목표 변경
합작공장 운영 계획·양산 시점 연기
중국 협업 가능성엔 공급 차질 우려
2025-05-27 16:29:18 2025-05-27 16:29:18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차 중심 전략에서 하이브리드 및 내연기관 차량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협력 관계를 맺어온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습니다. 협력하기로 했던 합작공장 운영 계획에 차질이 생긴 데다가, 중국산 배터리 업계와 협업 가능성도 열어뒀기 때문입니다. 
 
GM은 지난해 중반까지 연간 4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포기했다. 사진은 제너럴모터스(GM) 회사 로고. (사진=뉴시스)
 
27일 업계에 따르면, GM은 지난해 중반까지 연간 4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포기했으며, 예고했던 전기차 생산 계획도 연기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미국의 정책 변화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전기차 중심 전략을 재검토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GM의 전략 변화에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난감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GM은 2010년대부터 LG에너지솔루션 및 삼성SDI와 협력해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거나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자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로이스 GM 사장은 지난해 8월 “전기차 시장이 애초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지 않고 있다”며 “전기차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징후는 이미 지난해부터 나타났습니다. 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건설 중이던 미국 얼티엄셀즈 제3공장 지분을 LG에너지솔루션 측에 넘기기로 한 게 대표적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일 세 번째 합작 공장인 얼티엄셀즈 3기 인수를 확정했습니다. 당시 이미 업계에서는 미국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변화 가능성, 전기차 수요 부진 등이 그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를 계기로 GM이 전기차 전환 속도를 본격적으로 조절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삼성SDI 역시 GM의 전략 변화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GM과 손잡고 미국 중서부 인디애나주에 계획 중인 배터리 공장의 양산 시점을 당초 2026년에서 2027년으로 1년 연기했습니다. 이는 GM이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전동화 계획을 재검토한 데 따른 결정으로 보입니다.
 
얼티엄셀즈의 미국 테네시주 배터리 공장. (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GM과의 합작공장 인수와 양산 시점 연기 등이 단기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완성차 기업이 배터리 최대 공급처인데, GM이 전기차 투자를 줄이면 실적에 직격탄을 맞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합작 공장을 지을 당시엔 배터리 수요가 높을 때였지만, 최근에는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어 GM도 전기차 투자에도 소극적”이라고 했습니다.
 
GM 배터리 사업부 부사장이 중국 업체와 전기차 배터리 협업 가능성을 열어 두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배터리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와 각각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비용 절감 필요성에 중국 배터리 도입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커트 켈리 GM 배터리 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23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컨퍼런스콜(다중전화회의)에서 “중국 파트너와 협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GM이 중국 협업사를 고려하는 배경에는 중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서둘러 도입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뒤따릅니다.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는 차원에서 LFP 배터리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 배터리 업체 CATL 등과 협업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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