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원대 3파전…'친한 대 친윤' 대리전
후보들, '계파 대리전' 꼬리표 경계…통합 강조
당내 최대 세력 '영남권 표심' 향방이 핵심 변수
2025-06-15 17:26:17 2025-06-15 17:26:17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경선이 3자 구도로 치러집니다. 3선 송언석·김성원 의원이 각각 '친윤(친윤석열)'과 '친한(친한동훈)'으로 분류되며 맞붙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약한 4선 이헌승 의원까지 가세해 판세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후보들은 모두 '통합'을 강조하며 계파 선거 프레임을 경계하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는 여전히 계파 대리전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특히 당내 최대 세력인 영남권 표심의 향방이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입 모아 '통합' 강조…계파 분류엔 거부감
 
15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후보 등록을 진행한 결과, 송언석·이헌승·김성원 의원(기호순)이 접수를 마쳤습니다. 
 
유력한 후보로 꼽히던 송 의원과 김 의원은 지난 12일 나란히 출마를 선언하며 양자 대결 구도를 형성했습니다. 송 의원은 기획재정 예산실장과 2차관을 지낸 '경제통'으로 불립니다.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을 살려 출마 선언문에 "평생에 걸쳐 다져온 경제·재정 분야의 정책 전문성을 바탕으로 당의 변화와 쇄신을 이끌 든든한 밑거름이 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구·경북(TK) 지역 출신인 송 의원은 지난 대선 윤석열 캠프 정책조정본부장 경력과 탄핵반대 집회 주최 이력 등으로 인해 친윤계 인사로 꼽혀왔습니다. 그러나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특정 계파로 묶이는 상황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송 의원은 지난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출마를 선언한) 김성원 의원이나 저나 특정 계파나 색깔을 가지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저는 용산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직접 모셨던 차관 출신 인사와 경선까지 치렀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어 "(계파전은) 우리 당 의원들과 당을 지지해 주는 많은 분에 대한 모욕적 발언이 될 수도 있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지역구가 수도권인 김 의원은 여의도연구원장 출신입니다. 줄곧 친한계로 분류되곤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4일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지며 '찬탄(윤석열씨 탄핵 찬성)파'로 불렸고, 이후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동훈 전 대표 캠프에 참여했습니다. 김 의원은 출마를 선언하며 당내 민주주의 안착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습니다.
 
역시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계파 대리전'으로 보는 시각에는 거부감을 드러냈습니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 출사표를 던지며 "특정 당내 계파를 위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것이 아니"라며 "국민의힘 전체 의원의 의사를 대리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의원은 지난 14일 가장 늦게 출마를 공식화했습니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고 4선 중진으로서 무게감을 지닌 이 의원은 당내 중도파를 겨냥하고 있습니다. 계파 갈등에 지친 의원들이 이 의원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나옵니다.
 
이를 의식한 듯 계파 갈등 봉합을 최우선으로 약속했습니다. 이 의원은 출마 선언과 함께 "당내의 통합을 최우선 과제로 계파 갈등부터 청산해 내겠다"며 "처절하게 반성하고 철저하게 다음을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후보 등록을 진행한 결과, 세 후보가 접수를 마쳤다. 사진은 왼쪽부터 선거에 출마한 송언석·이헌승·김성원 의원(기호순).(사진=뉴시스)
 
 
관전 포인트는 '영남권 표심'
 
당내 다수파인 영남권 의원의 표심 향방이 관건입니다. 22대 총선 국민의힘 당선인 107명(김상욱 의원 제외) 중 영남 지역구 당선인은 58명입니다. 비례대표까지 합치면 영남 출신 인사는 더 늘어납니다. 여기에 최대 계파이자 주류였던 친윤계가 분화하며 영남권 표심이 결과를 결정할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립니다.
 
당초 송 의원과 김 의원은 지역·계파를 기반으로 고정표가 20~30표를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107명 의원 중 절반가량 명확한 지지 후보가 없는 부동층이라는 계산입니다. 여기에 부산·울산·경남(PK) 4선의 이 의원이 출마하며 송 의원이 독식할 것으로 예상되던 영남권 표심이 나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원내대표 경선은 의원들의 비공개 투표로 진행됩니다. 당내 계파나 지역 기반보다 개인적인 친분에 따라 표가 오갈 수 있어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후보들은 막판 바닥 표심 훑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송 의원과 김 의원은 지난 13일 성일종·나경원·박덕흠·임종득 의원실이 주최한 영화 '승리의 시작' 국회 시사회에 나란히 참석했습니다. 원내 스킨십 강화를 위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선거 전 마지막 주말에는 지역을 돌며 막판 표심 모으기에 열을 올렸습니다. 수도권 기반인 김 의원은 지난 14일 PK를 방문한 데 이어 이날 TK와 충청 지역을 찾았습니다. 수도권 의원과 접촉하던 송 의원은 이날 TK·PK 의원들과 회동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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