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확전 양상에 정유·석화 ‘초긴장’
정유, ‘반짝 수혜’…장기적으론 부담
석화 “악재 맞지만…상황 예의주시”
2025-06-16 14:53:24 2025-06-16 15:06:17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 간 갈등이 확전 양상을 보이면서, 정유·석유화학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정유업계는 단기적으로 원유 재고 가치 상승 등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원유 도입 비용 증가 등으로 실적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석화업계는 원재료 가격 상승이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번 전쟁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공습한 이란의 원유저장소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란 핵시설 등에 대한 대규모 선제공격을 감행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습니다. 15일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3.7%(2.72달러) 급등한 배럴당 75.67달러에 거래됐습니다. 브렌트유 선물도 4.94%(3.67달러) 상승한 배럴당 77.90달러를 기록하며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당일인 13일에는 WTI가 한때 전장 대비 14.07%까지 급등했으며, 7.26% 상승한 72.98달러에 마감한 바 있습니다. 브렌트유 역시 전 거래일 대비 7.02% 오른 배럴당 74.23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이후 최대 상승 폭으로, 올해 들어 배럴당 50달러대까지 떨어진 유가가 다시 불붙는 모양새입니다. 
 
이에 따라 정유·석화업계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정유업계는 단기적으로는 수익 증가가 기대되기도 합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기존에 싸게 사둔 원유를 정제한 석유제품을 비싸게 팔 수 있고, 석유제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정제마진이 오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전쟁 효과로 주요 정유 4사의 2~3분기 이익 개선 효과는 약 9700억원”이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사태가 길어질 경우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석유제품 가격 역시 상승해 소비가 줄고, 원유 도입 비용도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고유가가 장기화되면 석유제품 가격이 상승해 이미 위축된 글로벌 소비 심리가 더 악화할 수 있다”며 “특히 한국은 전체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원유 도입 비용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석화업계 입장에서는 악재가 겹치는 상황입니다. 이미 중국산 저가 공세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원유 가격까지 상승하게 되면 원재료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이익 감소는 물론, 글로벌 수요 둔화도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원유 가격 변동 등이 비용 구조에 즉시 반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업계는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한 석유업계 관계자는 “전쟁 여파로 원재료 비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전쟁이 언제 끝날지 불확실한 만큼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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