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보장한다더니…'티몬 인수' 오아시스, 희망퇴직 논란
직무 전환·희망퇴직 단행에 내부 반발…“고용 보장 유명무실”
법원 인수 조건 ‘고용 안정’ 조항, 실질 이행 여부 논란
2025-06-16 15:30:01 2025-06-16 17:31:58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티몬을 인수한 신선식품 플랫폼 오아시스마켓이 인수 직후 전격적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희망퇴직 절차에 착수하면서, ‘고용 보장’ 약속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이번 인수는 온라인 유통 시장의 지형을 바꿀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인력 구조조정 논란이 불거지면서 인수의 정당성과 향후 통합 전략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16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 4월 경영난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였고, 오아시스마켓이 인수 의향을 밝히며 유력 인수자로 떠올랐습니다. 이후 법원은 회생계획 심사 절차를 거쳐 오아시스를 최종 인수 예정자로 선정했으며, 인수 조건 중에는 전 직원 고용 보장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러나 오아시스가 인수를 공식화한 직후인 5월 초, 티몬의 비영업 부문 직원 전원을 상품기획(MD) 직군으로 전환하겠다고 통보하고 동시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으면서 논란이 본격화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주어진 선택 시간은 반나절에 불과했고, 상당수 직원이 퇴사를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직원 약 140명 중 50여 명이 회사를 떠났으며, 이들 대부분은 직무 전환 대상자였던 비영업 부서 소속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오아시스 측은 “희망퇴직은 자율적 선택이며, 조직 재정비를 위한 직무 재배치였을 뿐 고용 보장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이번 인사가 인력 감축을 목적으로 한 구조조정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죠.
 
오아시스마켓 본사. (사진=오아시스마켓)
 
한편 논란이 확산되자 티몬도 16일 공식 입장을 내놓았는데요. 티몬은 “직무 전환은 오아시스 측과 인수 협상 단계에서 사전에 협의된 사안이며, 모든 직원의 동의를 전제로 인수 계약이 진행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희망퇴직과 관련해서는 “운영 방향과 맞지 않거나 이직을 고려하던 직원들에게 제시된 선택지일 뿐, 구조조정을 위한 수단이 아니다”라며 “퇴직자들에게는 충분한 보상안도 함께 제공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일부 퇴직 직원들이 퇴사 후 입장을 바꿔 무분별한 비방을 일삼고 있는 상황은 유감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노동계와 유통업계 일부에서는 ‘직무 전환’이라는 형식을 빌려 비영업 인력을 사실상 퇴직 수순에 몰아넣은 것 아니냐는 비판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회생 절차에서 고용 보장은 인수 승인에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법원이 해당 조건의 실질적 이행 여부를 엄격히 판단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번 인수를 통해 오아시스는 사업 다각화와 고객 기반 확대라는 기회를 얻었지만, 그 출발이 ‘퇴직 논란’이라는 잡음으로 얼룩진다면 기대했던 성과는 물론 기업 신뢰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회생계획 인가를 앞둔 현시점에서 법원이 실제 퇴직자 규모, 직무 전환 절차의 투명성, 자발적 선택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티몬은 오아시스라는 안정적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게 되었지만, 인수의 본질은 단순히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조직 문화와 사람을 함께 품는 일”이라며 “고용 불안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구성원과의 신뢰 없이 통합 시너지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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