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롯데캐슬 단지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PF 우발채무 부담에 롯데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낮췄습니다.
18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조정됐습니다. 2021년까지 A+(안정적) 이던 롯데건설 신용등급은 2022년 이후 2년여간 A+(부정적)으로 유지됐으나 최근 A(안정적)으로 조정된 바 있습니다.
한신평은 등급 하향 사유와 관련해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보증 규모 감축에도 PF 우발채무 부담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고 분양 실적 및 이익 창출력이 저하됐다. 계열(롯데그룹) 및 금융시장 상황에 따른 재무적 변동성이 내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PF 우발채무 부담이 계속되는 만큼 롯데건설이 보유한 PF 유동화증권 등의 원활한 상환·차환 여부와 PF 우발채무의 실질적 감축 규모를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롯데건설 측은 “이번 신용등급 조정이 시장 예측 범주 내에서 이뤄진 단순한 기술적 조정으로 인식된다”며 “과거 시장 환경 악화에 대한 후행적 평가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지난 2년간 조정된 등급으로 재무조달이 이뤄졌기 때문에 시장 영향력은 제한적이며, 오히려 이번 조정이 ‘불확실성 해소’ 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는 겁니다.
실제 한국기업평가는 “롯데건설의 PF우발채무 관련 유동성 리스크는 과거 대비 상당 부분 완화됐고, 청담삼익 등 준공으로 공사 미수금이 상당 부분 회수돼 차입금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롯데건설 측은 회사 재무 상태는 2022년 이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롯데건설의 2024년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부채비율은 2022년 말 265%에서 2024년 말 196%로, 차입금의존도 역시 40%에서 24%로 감소했습니다.
PF 우발채무도 2022년 말 6조8000억원에서 2024년말 3조6000억원으로 2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감소됐으며 PF 유동화 증권 매입펀드 조성으로 차입 구조가 장기화되면서 재무 안정성도 높아졌습니다.
롯데건설은 사업적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상대적으로 분양률이 저조했던 지방사업장의 경우 미분양이 소진되며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인천 효성 사업장(3053가구)은 대규모 단지 임에도 초기의 미분양 우려를 씻어내면서 리스크를 해소했습니다.
이외 청담 삼익, 잠실 미성크로바 등 분양 여건이 양호한 서울·수도권 내 주요 대형 사업장은 올 하반기 준공·입주 예정이어서 연내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또 미착공 사업장 상당수가 사업성이 우수한 서울과 수도권에 위치해 PF 리스크도 낮은 수준입니다.
여기에 롯데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는 홈플러스 펀드 개발사업 관련, 현재 상동점과 동대문점 등의 개발 인허가가 계획대로 진행되면서 내년 분양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재무적 부담은 없다고 회사 측은 전했습니다.
롯데건설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2조5354억원의 수주고를 올렸습니다. 모두 서울과 수도권, 부산 등 사업성이 양호한 입지를 갖춘 사업장으로 1분기에만 1조8094억원을 수주했습니다. 총 수주잔고는 올해 1분기 기준 약 42조5000억원을 기록 중인데 이는 국내 주요 건설사 중 4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롯데건설 측은 이번 신용등급 조정을 기점으로 대외적 불확실성이 줄어든 만큼 앞으로 재무 개선 흐름이 더욱 탄력 받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수익성 위주의 사업 선별, 보수적인 자금 운용, 리스크 대응 체계 등을 강화해 시장 신뢰를 조속히 회복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의 중점 전략과 향후 분양 시장 회복이 맞물린다면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중장기적으로 부채비율 150% 이하, PF 우발채무 잔액의 자기자본 이하 관리 등을 통해 외부 시장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재무 체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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