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사람인, 채용 한파 속 현금흐름도 '역주행'
불경기 탓에 최근 들어 매출·영업이익 모두 줄어
영업 외 투자·재무활동 등 현금성자산 100억 유출
2025-08-06 06:00:00 2025-08-06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8월 4일 15:2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채용 플랫폼 사람인(143240)이 지난 2023년부터 2년 넘게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감소로 영업이익이 하락한 가운데 최근 5년 내 처음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제품의 제조·판매 등 주요 활동으로 발생하는 현금 유입과 유출을 의미한다. 업체 측은 법인세 납부와 성과급 지급 등이 현금흐름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사진=사람인)
 
운전자본 부담에 영업활동 현금흐름 '마이너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사람인은 올해 1분기 매출액 28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8억원에 비해 8.87% 감소했다. 2022년부터 지속된 고용시장 불안이 올해에도 이어진 탓이다.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21년과 2022년에 눌려있던 채용수요가 폭발한 가운데 IT 분야 이직이 활발해지면서 사람인의 매출액은 2020년 963억원, 2021년 1290억원, 2022년 1489억원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하지만 2023년부터 계속되는 불경기와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채용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면서 매출액은 2023년 1315억원, 2024년 1284억원으로 감소했다.  
 
외형이 줄어들면서 2022년 406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도 2023년 253억원, 2024년 213억원을 기록하며 반토막 났다. 올해 1분기에는 20억원에 그치며 1년 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매출이 감소한 반면 영업비용은 255억원에서 261억원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4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당기순이익을 바탕으로 한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올해 1분기 처음으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앞서 사람인의 1분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1년 69억원 2022년 71억원, 2023년 82억원으로 지속적으로 늘어왔지만 지난해에는 28억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1분기에는 22억원이 순유출됐다.  
 
 
1분기에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 100억원 이상 감소
 
올해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전환한 데는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재고자산과 매출채권 증가와 매입채무 감소는 현금흐름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사람인의 경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취업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재고자산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매출채권 및 기타채무는 약 8억원 가량 늘었다. 연결 재무상태표 상으로 보면 매출채권 및 기타채권 증가는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1분기 말 매출채권 및 기타채무는 143억원으로, 지난해 말 95억원 대비 49억원 가까이 늘었다. 일반적으로 매출채권은 매출과 함께 증가한다. 매출채권은 기업이 재화를 판매하거나 용역을 제공하는 등 일상적인 영업활동 과정에서 생긴 '외상 판매대금'으로,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악성 채권화해 대금을 떼일 수도 있다.
 
다만, 사람인 측은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받은 TI지원금(인테리어 보조금)이 재무상태표에 일부 반영된 효과로 영업 상에서 실질적인 매출채권 증가는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전환한 가운데 투자활동현금흐름과 재무활동현금흐름도 각각 60억원, 23억원이 유출되면서 현금성자산은 1분기에만 104억원 이상이 감소했다. 이에 지난해 말 327억원에 이르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올해 1분기 222억원으로 급감했다. 
 
이 가운데 자본적지출(CAPEX)이 36억원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1분기까지 12억원 흑자를 유지하던 잉여현금흐름(FCF)도 올해 들어서는 5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FCF는 기업이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 중 세금과 영업비용, 설비투자액 등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을 의미한다. 적자로 전환 시 해당 기업은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이에 사람인은 기존 채용 서비스 고도화와 신규 수요 발굴을 위한 확장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사람인은 이를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AI모의면접'처럼 구직자와 구인기업 양쪽을 모두 공략하는 유료 서비스를 지속 선보일 예정이다. 신규 채용 수요를 발굴하는 플랫폼도 내놓는다. 지난해 선보인 외국인 채용 서비스 '코메이트'에 이어, 영시니어 커리어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이 외에 최근 출시한 데이팅앱 '비긴즈'처럼 사용자들의 생애주기에 따라 필요한 가치를 연결해 주는 비채용 분야 서비스도 지속 확장하며 '락인(Lock-In)'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2022년 호황기 때 신규 진입한 업체들 중 최근 사업을 접는 업체가 속출할만큼 시장이 급격히 어려워진 환경임에도 큰 규모의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을 방어했다"라며 "코리안클릭 기준 연평균 방문자수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입사지원수와 이력서수 등 주요지표도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