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준 합참공보실장과 라이언 도널드 주한미군사령부 공보실장이 7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연합연습 공동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이석종 국방전문기자)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구(戰區)급 한·미 연합연습이 될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오는 18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됩니다. UFS 기간에 집중적으로 실시되던 40여건의 야외기동훈련(FTX) 중 20여건은 다음 달 이후로 미뤄졌습니다. 북한이 대규모 미군 병력과 장비가 투입되는 훈련에 반발해 온 만큼 이 조치가 향후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지 관심입니다.
또 이번 UFS의 핵심인 지휘소연습(CPX)에 북한의 핵 공격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는 반영하지 않고, 중국이나 러시아 등 지역 내 안보위협에 대응하는 내용은 반영됩니다. 한·미가 조만간 열릴 첫 정상회담 등을 통해 '동맹 현대화'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시점에 이번 UFS에 관련 내용이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과 라이언 도널드 주한미군사령부 공보실장은 7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공동브리핑을 열고 "한·미 연합방위태세 확립을 위해 18일부터 28일까지 UFS 연습을 시행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두 실장은 "이번 UFS 연습은 한·미가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며 "최근 전쟁 양상을 통해 분석된 전훈 등 현실적인 위협을 연습 시나리오에 반영함으로써 '연합·합동 전영역 작전'을 포함한 동맹의 대응능력과 태세를 굳건히 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창설 75주년을 맞은 유엔군사령부는 이번 연습에 유엔사 회원국들을 참가시킬 예정"이라며 "중립국감독위원회는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관찰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이 7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UFS 공동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이번 연습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북한의 핵무기 사용 시나리오가 빠지고 중국·러시아 등 지역 내 안보위협에 대응하는 내용이 반영된다는 점입니다. 공동발표문에는 '북한'이라는 표현도 사라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 실장은 "이번 연습 시나리오에 북한의 핵 사용에 대응하는 내용은 없다"며 "이번 연습에서는 북한의 핵 사용 억제를 위한 훈련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UFS에서는 1부 정부 연습에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시나리오가 반영된 바 있습니다.
또 이 실장은 "역내 안보 환경을 반영해 연습을 진행한다"고 했고, 도널드 실장은 "지역적 모든 위협과 적대세력에 대해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한반도 내의 국민들을 보호하는 훈련을 실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도널드 실장은 "전 세계적으로 보면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을 많이 볼 수 있다"며 "이번 훈련에서는 어떻게 하면 이에 대비할 수 있는지, 그런 부분들을 접목시켜서 최대한 현대전에 맞게 저희 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연습 내용에 중국과 러시아를 상정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지난해 체결된 북·러 신조약에 따라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군의 개입 가능성이 높아진 현실을 반영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라이언 도널드 주한미군사령부 공보실장이 7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UFS 공동브리핑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이석종 국방전문기자)
또 하나 주목되는 점은 UFS와 연계해 실제 병력과 장비가 투입되는 훈련 중 절반가량이 다음 달 이후로 미뤄진 것입니다. 이 실장은 "올해 연습은 2024년 연습과 유사한 규모로 실시될 예정이며 정상적으로 시행된다"면서도 "다만 극심한 폭염에 따른 훈련 여건의 보장, 연중 균형된 연합방위태세 유지 등 다양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일부 훈련을 다음 달로 조정해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기존에 계획된 40여 건의 야외기동훈련 중 연합연습 시나리오와 연계된 야외기동훈련과 미군 병력과 장비가 전개되는 훈련 20여건은 UFS 기간에 시행하고 이외의 20여건은 다음 달로 미룬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긴장 완화와 평화·안정이 통일부의 목표이기도 하고, 이재명정부의 목표이자 대한민국의 목표"라며 "한·미 훈련도 그런 점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긍정 평가했습니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한·미훈련 일정 조정을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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