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포스코그룹 ‘안전’의 실패
2025-08-08 13:03:38 2025-08-08 14:42:36
포스코그룹 사업장에 출입하는 모든 인원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업무를 마치고 떠날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 등 그룹의 자원을 최우선으로 투입하겠다.” 
 
지난해 말 포항제철소에서 잇달아 발생한 화재 사고와 관련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발송한 이메일에서 한 말이다. 그는 “어떠한 상황도 현장의 안전과는 결코 타협할 수 없다며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혀 관리에서의 한 치의 소홀함도 용납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설비 강건화 TF(태스크포스)를 발족해 현장 집중 점검에 나서는 한편, 임원들이 격주로 시행하는 주4일제 근무를 주5일제로 전환하는 등 기강 잡기에도 나섰다
 
하지만 장 회장의 이러한 안전 대책과 일성은 결국 공염불에 그쳤다. 포스코그룹 내 사업장에서 발생한 인명 사고는 올해만 벌써 6. 이 중 사망사고는 5(포스코이앤씨 4, 광양제철소 1)에 달한다. 이쯤 되면 장인화호 포스코의 안전 대책이 실패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포스코 내부에 사고 대책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갖춰졌는지도 의문이다. 포스코는 최근 잇단 인명 사고가 발생하자 안전관리 혁신 계획을 발표하면서 회장 직속 그룹안전특별진단 TF를 출범시킨다고 밝혔다. 또 부장급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격주 4일제 근무를 한시적으로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지난해 말 잇단 안전 사고 당시 TF 발족, 4일제 근무 중단 등 방침을 되풀이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TF 구성의 경우 현장 당사자인 직원들과 협의 없이 마련된 대책이란 지적도 뒤따른다. “전시행정에 불과하다는 포스코노조의 반발이 이어지는 이유다
 
이 밖에도 하도급 구조 혁신, 안전 예산 대폭 확대,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 전문 회사 설립 검토 등을 혁신 방안으로 제시했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지는 두고 봐야 한다
 
안전에 대한 인식 자체도 의구심이 남는다. 포스코그룹이 최근 발간한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포스코는 한 페이지를 할애해 포스코이앤씨 안전 특별 보고를 내고 안전 최우선 경영을 다짐했다. 하지만 대내외 안전 이슈로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을 위한 안전 행정 업무 부담 가중’, ‘현장 자율성 확대에 따른 본사 피드백 기능 감소로 안전 체계 작동성 약화등을 꼽으며 외부로 책임을 돌리는 것처럼 보이는 면피 인식도 드러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포스코 본사. (사진=포스코)
 
반복되는 사고 앞에서 근본적 대책 마련은 점점 요원해지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발생한 포스코이앤씨의 중대재해 사고 3건이 취약 요일인 월요일과 금요일에 발생한 점 등 기본적인 안전 기준이 미준수 됐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올해 포스코이앤씨에서 발생한 5건의 사고 중 4건이 월요일과 금요일에 몰렸고, 광양제철소 노동자 추락 사망 사고 역시 월요일에 발생했다.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 수립자평에 불과했던 셈이다.
 
올해 잇단 사고에 고개를 숙인 포스코는 친노동, 노동 안전이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금번 안전관리 혁신 계획을 실행하고 산업재해 예방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선포했다. 이제는 달라질 수 있을까. 안전은 예방이라는 대전제 아래 근본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다음은 없다. 
 
배덕훈 재계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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