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정권 초부터 떠오른 '잠룡'
2025-08-12 06:00:00 2025-08-12 06:00:00
정권 초부터 유력한 대권주자가 떠오르는 건 사실 대통령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차기 대권주자는 곧 미래 권력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정권 초기엔 대권주자 지지율과 관련한 여론조사도 진행하지 않는 편이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초점을 맞추고, 대권주자가 부상하는 시기를 기다려줄 필요가 있어서다. 
 
그러나 이재명정부 초반부터 여권을 중심으로 차기 대권주자들이 부각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민주당 대표에 이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차기 잠룡으로 꼽힌다. 
 
김민석 총리는 새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라는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인물이다. 총리를 맡기 전엔 민주당의 수석최고위원으로서 당시 당대표였던 이 대통령과 손발을 맞췄다. 이재명정부가 성공한 정부로 평가받는다면 김 총리는 가장 유력한 차기 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엔 정청래 대표가 여권의 새 잠룡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8·2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명심(이재명 대통령 의중)이 박찬대 의원에게 실렸음에도 큰 격차로 승리해 집권 여당의 당대표 자리에 올랐다. 60% 이상 당원들의 지지를 받은 정 대표는 국민의힘을 내란 동조 정당으로 규정하고 보수 야당에 대한 강경 메시지를 연일 내고 있다. 
 
다만 현재 선거 일정을 봤을 때 정 대표가 정치적으로 유리한 환경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내년 6월 지방선거는 이 대통령 취임 후 대략 1년 만에 치러지는 선거인데다, 보수 진영도 지리멸렬한 상황이기 때문에 여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정 대표가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당대표 임기를 2년 더 연장한다면 2028년 총선 공천권까지 쥐게 된다. 정 대표가 지방선거에 이어 총선에서도 승리한다면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한 명 더. 사면된 조국 전 대표도 범여권의 유력한 차기 주자다. 특히 조 전 대표는 국내 정치에서 팬덤이 있는 몇 안 되는 정치인이다. 가장 강력한 팬덤을 갖고 있었던 이 대통령에 이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정치인 팬덤 규모로 상위권을 다툴 만한 인물이다. 
 
조 전 대표는 지난해 총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50억원을 목표로 국민 펀드 모금을 진행했는데 시작한 지 단 8분 만에 목표치를 채웠다고 한다. 선거에서 실제 득표력도 확인했다. 조국혁신당은 창당 한 달 만에 12개 의석을 확보하면서 22대 국회에 원내 3당으로 진입했다. 정치권에서는 조 전 대표가 피선거권까지 회복할 경우 내년 6월 동시에 치러질 지선·재보선에서 정계 복귀를 노릴 것으로 본다. 
 
5년 단임제 구조에서 차기 잠룡은 늘 정치권의 뜨거운 관심사다. 특히 내년 6월엔 지방선거가 있다. 대권의 꿈을 꿀만한 17명의 광역지자체장들이 탄생하는 시기다. 여러 대권주자의 탄생은 현직 대통령에게 부담이지만 이 대통령만은 이를 즐겼으면 한다. 실제 이 대통령이 여러 주자의 대권 가도를 열어준 측면도 있다. 
 
과거 문재인정부 때와 상황을 비교해보면 대권주자는 '다다익선'이 답이다. 1명의 강력한 대권주자는 대통령에게 위협적이지만, 여러 명의 주자들이 무한 경쟁을 펼치면 흥행면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박주용 정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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