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세액공제 '폐지'에 겹겹이 쌓인 'K-악재'
전기차 캐즘, 전기차 판매 증가율↓
EU 시장 'K-배터리' 점유율 '뚝'
EU 보조금 후퇴 후 중국산 '호조'
10월부터 미국도 구매세액공제 폐지
"ESS용 라인 전환·신 투자 확대해야"
2025-08-31 11:00:00 2025-08-31 11:00:00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이후 기업 실적이 크게 악화하는 가운데 오는 10월 미국 내 전기차 구매세액공제 폐지가 또 하나의 악재가 되고 있습니다. K-배터리 산업이 겹겹이 쌓인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시장 외에도 군사 드론, 휴머노이드 등 다른 각도의 전략이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31일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세계 전기차 시장 판매 동향의 특징을 보면, '판매 대수 증가, 판매 증가율 감소'로 요약됐다. (출처=산업연구원)
 
K-배터리 합산 점유율 '뚝'
 
31일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세계 전기차 시장 판매 동향의 특징을 보면, '판매 대수 증가, 판매 증가율 감소'로 요약됩니다. 지난 2021년도 660만대였던 세계 전기차 판매 대수는 3년 연속 증가하면서 지난해 1750만대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판매 증가율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1년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122.2%에 달했지만, 최근 3년간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해 27.7%에 그쳤습니다. 특히 2023년도 45.5%에 달했던 유럽연합(EU) 내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1년 만에 -6.3%의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원인은 보조금 폐지·축소 영향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EU 전기차 시장의 상위 5개국 판매 동향을 보면, 시장 규모 1·2위 국가인 독일·프랑스가 각각 27.4%, 2.6% 마이너스 행보를 보였습니다. 5위 국가인 스웨덴 전기차 시장은 전년 대비 15.9% 감소했습니다. 
 
독일과 스웨덴의 경우 2023년 말, 2022년 말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된 국가입니다. 프랑스도 지난해부터 고소득자 대상 보조금이 이전에 비해 20% 줄었습니다. 특히 유럽 시장의 전기차 판매 감소는 배터리 산업 경쟁 구도 측면에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의 점유율 하락, 중국의 점유율 상승이 대표적입니다. 
 
EU 시장에 한국 배터리 업계의 합산 점유율은 2022년 63.5%에서 2년 연속 하락세를 맞는 등 지난해 과반에 못 미친 48.8%에 머물렀습니다. 중국 배터리 업계의 EU 시장 합산 점유율은 2022년 34.0%에서 지난해 우리와 근접한 47.8%를 차지했습니다. 
 
한국 배터리 산업의 근본적인 우려는 점유율이 줄고 있는 데다, 중국에 뺏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는 삼원계 배터리를 경쟁력으로 앞세웠지만 EU 보조금 정책 후퇴 후 중저가 배터리에 대한 수요 증가로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판매가 호조세를 보인 겁니다. 
 
 
31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내 전기차 구매세액공제는 9월 말까지로 한국 배터리 산업에 유리하게 작용했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Section 30D의 배터리 광물 요건과 배터리 부품 요건 등도 모두 무효가 된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전기차 캐즘에 미 '보조금 폐지'까지 
 
겹악재는 오는 10월부터 '전기차 구매세액공제'가 폐지 예정인 미국 시장입니다. '전기차 구매세액공제'는 미국에서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매할 때 최대 7500달러 상당의 세액공제를 주도록 규정한 지원제도입니다. 
 
당초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르면 전기차 구매세액공제는 2032년까지 운영될 예정이었으나 지난 7월4일 트럼프 대통령이 'The One, Big and Beautiful Bill Act(OBBBA)' 법안에 서명하면서 큰 변화를 맞게 된 상황입니다. 
 
전기차 구매세액공제는 9월 말까지로 당장 올해 4분기부터 미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이 사라집니다. 그동안 한국 배터리산업에 유리하게 작용했던 IRA Section 30D의 배터리 광물 요건과 배터리 부품 요건 등도 모두 무효가 된다는 얘기입니다. 
 
미 배터리 산업 관련 핵심 지원 정책은 IRA Section 30D에 근거한 '전기차 구매세액공제'와 IRA Section 45X에 규정된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로 나뉩니다.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도 IRA 원안대로 2032년까지 존속해야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AMPC가 미국 내 생산·판매량에 정비례하는 구조(kWh당 최대 45달러)로 설계된 만큼, 구매세액공제 폐지 이후 우리 기업의 배터리 생산·판매량이 감소한다면 AMPC 수혜 규모도 그만큼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31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내 전기차 구매세액공제는 9월 말까지로 한국 배터리 산업에 유리하게 작용했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Section 30D의 배터리 광물 요건과 배터리 부품 요건 등도 모두 무효가 된다. (사진=뉴시스)
 
"신 투자 등 다른 각도 전략 필요"
 
때문에 전기차 회복 노력 외에도 미 생산 라인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라인으로 전환하거나 신규 투자 확대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황경인 산업연 부연구위원은 "미국은 ESS 보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 지원을 추진 중이며 OBBBA 제정으로 태양광과 풍력은 청정전력 생산시설 투자세액공제(IRA Section 48E) 대상에서 제외되나 ESS는 계속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 미 시장의 ESS 수요는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군용 드론 시장을 지목했습니다. 군용 드론 상용화가 진전될수록 배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판단입니다. 군용 드론 시장은 2023년 141억 달러 수준이나 연평균 13% 증가하는 등 2032년 47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또 다른 배터리 신수요 창출 유망 분야로는 휴머노이드를 꼽았습니다. 황 부연구위원은 "AI 기술 적용으로 휴머노이드 학습·추론 능력이 향상될수록 전력 소모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미국과 중국 간 휴머노이드 기술개발 및 양산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휴머노이드 공급망에서 한국이 강점을 보유한 배터리 분야에 미 협력 확대를 통해 휴머노이드용 고성능 배터리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경제성장 뒷받침용 연구개발(R&D) 예산을 올해보다 19.3% 늘린 35조3000억원을 편성했습니다. AI, 바이오, 콘텐츠, 방산, 에너지, 제조 등 첨단산업 기술 개발에는 10조6000억원을 배정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예산안 및 25~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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