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거북이' 논란 이배용, 결국 자진 사퇴
"조사 과정서 소명" 입장문…여당 "국민 무시 행태"
2025-09-01 14:09:43 2025-09-01 15:23:03
윤석열씨가 2022년 9월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매관매직' 의혹을 받고 있는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이 1일 자진 사퇴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김건희씨에게 10돈짜리 금거북이를 건넨 의혹으로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별검사)의 압수수색을 받은 바 있는데요. 이날 예정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출석을 회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예결위 출석 '회피'…친일 '역사관' 논란도
 
이 위원장은 이날 돌연 입장문을 내고 "국가교육위원장을 사임하고자 한다"며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언론에 보도된 내용의 사실 여부는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김건희 특검팀은 김씨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모친 최은순씨를 압수수색했는데, 이때 금고에서 금거북이와 함께 이 위원장이 윤석열씨 부부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사실상 인사 청탁을 하기 위한 뇌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해당 과정에 대한 해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특검팀은 지난달 28일 이 위원장의 자택을 압수수색 했고, 이 위원장은 다음 날인 29일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이 위원장은 현재 연가를 낸 상태로,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이는 사실상 이날 예정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휴가와 법률상 국회 출석 의무는 별개라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박근혜·윤석열 정부 때 승승장구하다 '나락'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즉각 "국가교육위원장은 공직자로서 국회에 출석해 국민 앞에 서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이 위원장의 국회 무단 불출석은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예결위 위원이자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이 위원장의 뇌물이 이(금거북이) 정도로 그치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에 나와서 '금거북' 말고 무슨 뇌물을 더 바쳤는지, 교육자로서 양심의 가책은 받고 있는지를 따져 물어야 하는 자리다. 그럼에도 오늘 나타나지 않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이화여대 총장을 지낸 역사학자로, 박근혜정부 시절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참여한 이력이 있습니다. 특히 친일 인사 옹호 등의 왜곡된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에도 2022년 9월 윤석열정부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임명, 현재까지 직을 유지해왔습니다. 
 
윤석열정부에서 이 위원장이 보인 활동 역시 논란이었습니다. 그는 취임 3개월 만에 '2022 개정 교육과정 심의본' 의결에 나서며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을 추가하고 성평등 용어를 삭제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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