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이재명정부가 내년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청년미래적금'이 청년 자산 형성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존 '청년도약계좌'보다 납입 기간이 짧고 금액이 적다는 점에서는 유리할 수 있지만 재직 기업 등에 따라 정부 매칭률이 달라지는데요.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타기 전에 적금 만기, 우대금리 등 조건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 '청년미래적금' 출시 예정
(그래픽=뉴스토마토)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년미래적금은 만 19세에서 34세까지 연소득 6000만원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월 납입액에 정부지원금이 더해진 후 은행 이자가 붙는 비과세 상품입니다.
기존 청년도약계좌가 연소득 7500만원까지를 기준으로 했던 것과 비교하면 문턱이 낮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정부는 기존에도 6000만~7500만원 소득 구간의 청년들은 소득 기준에 따라 사실상 정부 매칭 없이 세제 혜택만 적용받았던 만큼, 실질적으로 대상 차이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번에는 연 매출 3억원 이하 자영업 청년도 새롭게 가입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혔다고 했습니다.
납입 구조를 보면 청년미래적금과 청년도약계좌 차이는 확연합니다. 청년미래적금 납입액은 월 최대 50만원, 만기는 3년입니다. 청년도약계좌가 월 최대 7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며 만기가 5년인데 비해 부담이 크게 줄었습니다. 정부는 청년도약계좌의 경우 장기간 유지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고 실제 중도 해지 사례도 적지 않았던 만큼, 이번에 보다 현실적인 기간과 금액을 책정했다는 입장입니다.
정부 매칭 지원금 체계도 눈에 띕니다. 청년미래적금은 일반형과 우대형으로 나눠 정부 매칭률을 다르게 적용하는데요. 일반형의 경우 청년도약계좌와 동일하게 납입액의 6%를 정부가 지원하지만 미래적금에는 별도의 우대형이 추가됐습니다. 중소기업 신규 취업자가 입사 6개월 이내일 경우 3년간 근속을 조건으로 납입액의 12%를 정부가 매칭 지원합니다. 우대형 가입자는 3년 만기 시 최대 2200만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단순 금리 효과로 환산하면 연 16.9%에 달합니다. 일반형 가입자도 월 50만원씩 3년간 납입하면 최대 2080만원을 모을 수 있어 연 12% 수준의 이익을 거둘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청년도약계좌는 청년미래적금보다 더 큰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월 70만원을 5년간 유지할 경우 최대 5000만원 이상을 모을 수 있으며, 정부 매칭과 비과세 혜택을 포함하면 연 9.54% 수준의 금리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기가 길고 매달 납입해야 하는 금액도 커서 청년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은 한계로 꼽힙니다. 정부가 도약계좌를 출시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중도 해지율이 높다는 점은 이를 방증합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의 중도해지율은 지난 4월 기준 15.3%로 지난해 14.7%, 2023년 8.2% 대비 계속해서 늘어났습니다. 해당 기간 누적 가입자 196만6000명 중 30만1000명이 만기 시 혜택을 포기하고 중도 해지를 택한 것입니다.
정부 매칭률 등 장단점 따져야
정부는 청년도약계좌와 청년미래적금의 중복 가입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기존 도약계좌 가입자들이 원할 경우 미래적금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전환 방안을 마련할 방침입니다. 과거 문재인정부 청년희망적금에서 윤석열정부 청년도약계좌로 연계 가입을 허용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상당수 청년들이 이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청년도약계좌는 만기가 5년인 장기 상품으로 아직 3년 이상 남은 가입자들이 많다는 점에서 실제 갈아타기 과정에서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청년미래적금과 청년도약계좌 모두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개인 상황을 고려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청년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선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안정적으로 짧은 기간 자산을 모으고 싶은 청년이라면 청년미래적금이 유리합니다. 부담 없이 3년간 유지할 수 있는 구조이면서도 높은 정부 지원율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기간 더 큰 목돈을 준비하려는 청년이라면 여전히 청년도약계좌가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 신규 취업자의 경우에는 청년미래적금 우대형을 선택하는 것이 압도적으로 혜택이 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연 16.9% 수준의 혜택은 시중 금융상품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준입니다.
특정 기간 동안 적금에 가입하는 것보다 수익률이 저조하다고 판단하는 청년이라면 굳이 정책형 상품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일정한 목돈을 이미 보유한 청년의 경우 안정적이면서도 상황에 따라 돈을 옮길 수 있는 은행 예금으로 옮겨가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현재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3%대 수준이지만, 오는 9월부터 예금자보호한도가 확대되면 은행예금 금리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원금 보장이 확실한 만큼 안정적으로 자산을 굴리기에 적합하다는 평가입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은행권이 2.52%, 저축은행업권이 3.02%로 차이는 0.5%p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예금 만기가 집중된 올해 4분기에는 자금 유치를 위해 고금리 특판 상품을 선보이는 등 금리 경쟁이 벌어질 수 있어 예금금리가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금자보호한도 상향에 따라 하반기에는 예금금리로 돈을 굴리는 게 이득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재명정부가 내년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청년미래적금'이 청년 자산 형성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청년도약계좌'보다 납입 기간이 짧고 금액이 적다는 점에서는 유리할 수 있지만 재직 기업 등에 따라 정부 매칭률이 달라지는 만큼 만기, 우대금리 등 조건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에 청년도약계좌 홍보물이 붙어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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