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조금 폐지에…현대차, 미국에서 유럽으로
IRA 개정…보조금 혜택 이달 말 종료
현대차, 전기차 판매 포트폴리오 재편
EU, 전기차 시장 보조금 정책 발표
소비자 선호 높은 소형 전기차 출시
2025-09-05 14:21:09 2025-09-05 15:10:39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가 기정사실화되면서 현대차가 전기차 전략의 중심축을 유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유럽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복안입니다. 특히 유럽 소비자가 선호하는 저렴하고 실용적인 소형 전기차를 출시하는 등의 전략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진=현대차그룹)
 
트럼프 행정부는 이전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개정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혜택 종료 시점을 이달 말로 확정했습니다. 예정보다 7년 앞당긴 조치입니다. 이에 따라 10월1일부터는 전기차를 사더라도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됩니다. 
 
이에 현대차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 각국 정부가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한 보조금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며 시장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어, 유럽 집중 전략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는 혁신 기금을 통해 18억유로(약 2조8113억원)를 배터리 생산 보조금으로 투입해 전기차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국가별로는 영국은 2025년 7월부터 신차 가격 3만7000파운드(약 6871만원) 이하의 전기차를 구매할 때 차량당 최대 3750파운드(약 696만원)를 지원하는 새로운 전기차 보조금 프로그램을 재도입했습니다. 
 
독일은 기업용 전기차 구매 시 75% 감가상각 혜택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이탈리아도 이달부터 최대 1만1000유로(약 1700만원)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미국의 IRA 전기차 보조금에서 한국산 전기차가 제외되면서 현대차가 직면한 불확실성과는 대조적인 상황입니다. 
 
아울러 EU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신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미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도 반응하고 있습니다. 
 
현대차 체코 생산 현장. (사진=현대차그룹)
 
시장조사 업체 자토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유럽 신차 판매는 총 684만4426대로 1년 전보다 0.3% 감소했지만, 이 가운데 전기차 판매량(119만3397대)만 떼어 보면 지난해 상반기보다 25% 늘었습니다. 상반기 기준 전기차 판매 대수가 100만대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반면, 미국 전기차 판매 실적은 부진합니다. 시장조사 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는 419만116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 증가했지만, 이 기간 전기차 판매량(31만839대)은 6.3% 감소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현대차가 2035년 유럽 시장 판매 차량의 100% 전동화 전환이라는 목표를 설정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EU의 탄소중립 정책과 맞물려 장기적인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린 전략으로 보입니다. 
 
현대차는 오는 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뮌헨 국제 모빌리티쇼(IAA)’에서 아이오닉3를 선보이며 보급형 소형 전기차 시장 공략에 본격나섰습니다. 최근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을, 4분기에는 전기 세단 아이오닉6와 수소 전기차 넥쏘를 순차 출시할 계획입니다. 
 
기아는 지난해 출시한 EV3에 이어 EV4, EV5와 PV5 등 전기차 판매 비중을 높인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특히 유럽 소비자가 선호하는 저렴하고 실용적인 소형 전기 SUV로 EV2 출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보조금 폐지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축을 유럽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성장 잠재력이 큰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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