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고부가 D램으로 HBM4 맹추격
삼성 GDDR7, 엔비디아 AI 칩에 탑재
HBM4, 경쟁사 대비 고성능 D램 활용
2025-09-12 14:49:52 2025-09-12 14:59:46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SK하이닉스가 전 세계 최초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하며 글로벌 업계 1위 수성에 돌입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최근 시장 지배력을 높인 D램 사업의 훈풍을 기화로 HBM4 양산을 위한 맹추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삼성전자의 GDDR7. (사진=삼성전자 )
 
1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0나노미터(㎚·1㎚=10억분의 1m) 5세대 D램(1b D램)을 기반으로 제조된 그래픽더블데이터레이트(GDDR)7 24기가비트(Gb) 모듈은 최근 엔비디아의 중국용 인고지능(AI) 가속기인 ‘RTX 프로 6000 블랙웰(B40)’ 시리즈에 들어갔습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 테크 블로그에 “GDDR7 모듈은 서버용 RTX 프로 6000 블랙웰 AI 가속기에 적용돼 성능 저하 없이 최대 96기가바이트(GB) 용량을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엔비디아가 AI 반도체에 HBM이 아니라 그래픽메모리인 GDDR7을 탑재한 이유는 비용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아 대량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GDDR7은 HBM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가 느리지만, 제조가 쉽고 생산 비용이 낮아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생산량이 한정된 HBM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B40 칩이 올해 최소 100만대, 내년 최대 500만대 출하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엔비디아는 올해 초 출시한 게임용 그래픽처리장치인 ‘RTX 50’ 시리즈에 삼성전자의 GDDR7을 채택해 탑재했는데, GDDR의 역할이 게임에서 AI용으로까지 확대되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의 1b D램은 HBM용으로 개발되지 않아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 대비 생산력이 높습니다. 아울러 1b D램을 활용해 제조한 삼성전자의 GDDR7은 한 번에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인 대역폭을 전작보다 30% 상향했고, 전력 효율까지 개선한 상태입니다. 삼성전자의 최근 D램 사업의 입지가 넓어진 배경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리셉션에서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삼성전자는 내년 본격적으로 개화될 HBM4에 대해서도 경쟁사 대비 고성능 D램을 앞세워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준비 중인 HBM4는 두뇌 역할을 하는 ‘로직 다이’를 자사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4㎚ 공정을 활용하고, D램(코어 다이)은 6세대 D램(1c D램)을 쓰기로 했습니다. 반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HBM4는 파운드리 12㎚ 공정에서 로직 다이를 만들며 5세대 D램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1c D램의 수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우선 삼성전자의 1c D램은 내부양산승인(PRA)을 끝마쳐 이미 일정 수준의 성능을 갖춘 것으로 풀이됩니다. 유봉영 한양대에리카 재료화학공학과 교수는 “(경쟁사 대비) 조금 늦더라도 한 단계 앞선 1c D램을 HBM4에 활용하는 삼성전자가 수율 확보에만 성공한다면 굉장히 유리한 위치로 점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공급 물량을 보장받기 위해 이달 HMB4 최종 샘플을 엔비디아에 보낼 계획입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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