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빵·커피 원두…유통가 뒤흔드는 '원가 논란'
커피값이 소비자물가 인상률 3배 ↑
빵플레이션에 연이어 '커피플레이션'
"원둣값 1샷 111원…인상 핑계 안 돼"
업계 "등급 따라 달라…획일 추정 불가"
2025-09-16 15:54:52 2025-09-16 16:43:55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최근 식품업계를 둘러싸고 원가 논쟁에 불이 붙었습니다. 식품 원가 대비 소비자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있다는 게 핵심 쟁점입니다. 
 
지난달에는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가 990원 소금빵을 내놓으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보다 빵 가격이 4배 가파르게 오른, 이른바 '빵플레이션'이 현상이 조명됐습니다. 고물가 시대가 계속되면서 원가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이번에는 커피 원두 가격으로 옮겨붙었습니다.  
 
16일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실제 원두 가격이 에스프레소 1샷 기준 111원 내외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올해 초 원두 가격 급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린 커피 업체들을 겨냥한 것입니다. 앞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앞다퉈 판매가를 높였습니다. 
 
                                 한 커피 판매점에서 원두 상품이 진열된 모습. (사진=뉴시스)
 
스타벅스는 지난해 8월 그란데와 벤티 사이즈 음료 가격을 올린 뒤, 반년 만에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값을 4500원에서 4700원으로 올렸습니다. 투썸플레이스도 올해 3월 아메리카노(레귤러) 가격을 기존보다 200원 높은 4700원으로 조정했습니다. 
 
저가 커피 브랜드 중 메가커피는 아메리카노 값을 1500원에서 1700원으로, 컴포즈커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300원 더 비싼 1800원에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가격을 인상한 곳은 상반기에만 10곳 이상입니다. 실제 커피 가격은 지난달 기준 전년 동기보다 5.6% 상승했습니다. 동 기간 물가상승률(1.7%) 대비 커피값이  3배 이상 오른 것으로, 빵플레이션에 이은 '커피플레이션'이 일어난 셈입니다. 
 
문제는 원두 원가가 실제로는 소비자가격에 최고 13%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협의회가 추정한 에스프레소 1샷의 커피 원두 가격(111원)을 기준으로 2샷 아메리카노를 만들 경우, 고가 커피(4700원)에 들어가는 원두 가격은 4.7%, 저가 브랜드(1700원) 13.1%입니다. 
 
소비자단체는 최종 커피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원두 가격 상승 영향인 것처럼 포장하는 게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협의회는 "원두 가격 급등을 이유로 잦은 커피 가격 인상을 정당화하고 있지만, 원두 가격 영향은 매우 미미하다"며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곳까지 가격을 인상한다면, 전체 소비자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래픽 제작=뉴스토마토)
 
실제 올해 상반기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업체들의 지난해 말 영업이익은 대부분 늘었습니다. 스타벅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9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5%, 메가커피는 1076억원으로 55%, 투썸플레이스는 327억원으로 25.3%씩 증가했습니다. 물론 매머드커피(-18.8%)와 탐앤탐스(-70.8%), 커피빈(-173.3%)처럼 영업익이 크게 줄어든 곳도 있었습니다. 
 
반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는 소비자단체의 획일적인 원가 산정법에 대한 신뢰성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개인 카페 창업 증가에 따른 치킨게임식 경쟁으로 업계 역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원둣값은 등급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일률적 가격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요즘은 건물 하나를 둘러싸고 20개에 육박하는 카페가 생기는 만큼 제 살 파먹기 경쟁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영업이익률이 적은 업체는 2% 수준에 불과한 만큼 가격을 올려서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비치는 게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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