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구형에 권성동 구속…국힘 덮친 '사법 리스크'
검찰, '윤핵관' 줄줄이 의원직 상실형 구형
사법부 압박에…국민의힘 '장외투쟁' 예고
2025-09-17 17:57:38 2025-09-17 19:02:18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됐습니다. 검찰이 같은 당 나경원 의원에게 징역 2년형을 구형한 지 이틀 만입니다. 사법부의 압박에 국민의힘은 장외투쟁을 예고했습니다. 다만 장외투쟁의 실효성은 의문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야당인 게 죄인 시대"
 
17일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권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입니다. 지난 1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6일 만입니다. 1999년 특별검사(특검) 제도 도입 이래 현직 국회의원이 구속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권 의원은 결백을 호소하며 불체포특권을 포기했습니다. 
 
권 의원은 지난 2022년 1월 20대 대선을 앞두고 통일교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것입니다. 초유의 구속 사태에 국민의힘 내부에선 당혹감이 흘러나옵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황스럽기도 하고 안쓰럽다"라고 말했습니다. 구속 이유도 납득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 의원은 "줬다는 사람은 있는데 받은 사람이 증거가 없다"며 "현직 국회의원이 도망 우려가 있다는 것도 이상하다"라고 꼬집었습니다. 
 
국민의힘은 궁지에 몰렸습니다. 이미 지난 15일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나경원 의원 등 6명의 현직 의원이 최대 징역 2년에서 최소 벌금 300만원 형을 구형받은 상황입니다. 공직선거법상 국회법 위반 혐의로 벌금 5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고 5년 이상 피선거권을 박탈당합니다. 특수공무집행방해와 공동폭행 혐의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이 또한 의원직 상실로 이어집니다. 
 
사법부의 칼끝은 대부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을 향하고 있습니다. 권 의원을 비롯해 윤한홍·이철규 의원이 대표적입니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역임한 추경호 의원이 내란 특별검사(조은석 특검)팀의 구속수사 대상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국민의힘은 잇따른 사법 리스크를 여권의 폭거로 규정합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구속 결정은) 장기 집권 개헌으로 가기 위해 민주당과 이재명 정권이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는 야당 말살"이라며 "지금은 그냥 야당인 것이 죄인 시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성실히 수사에 임했고, 불체포특권까지 포기했던 야당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것은 결국 특검의 여론몰이 식 수사에 대해 법원이 협조한 꼴"이라며 "어떻게 싸워 나가야 할지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고민을 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12일 국민의힘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연 규탄대회에서 참석자들이 'YOON(윤석열) AGAIN(어게인)' 등의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결국 '장외투쟁'…극우 개입 여부가 관건
 
사법부 압박에 국민의힘은 장외투쟁으로 대응할 방침입니다.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무기로 국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마땅한 원내 투쟁 방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장외투쟁의 시작은 오는 21일 동대구역 광장입니다. 국민의힘 또 다른 의원은 "원내에서는 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다"라며 "민주당의 장기 집권 플랜을 저지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실효성에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아스팔트 보수층의 합류로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실제로 지난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진행된 규탄대회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윤(석열) 어게인', '부정선거 발본색원' 등이 적힌 팻말을 들기도 했습니다. 
 
장 대표가 이들을 장외투쟁의 동력으로 사용할지가 관건입니다. 장 대표는 지난 14일 손현보 목사가 몸담은 부산 세계로교회를 방문했는데요. 손 목사는 '세이브코리아'를 이끌며 윤씨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인물입니다. 장 대표는 "목사님에 대한 구속은 손현보 목사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다. 모든 종교인에 대한 탄압"이라며 "손현보 목사님도 지금 이렇게 말씀하실 것이다. '결박된 것 외에는 나처럼 싸우기를 원하노라'"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극우와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도 꾸준히 관찰됐습니다. 장 대표는 우려와 달리 중도 성향 인물을 기용하며 외연 확장에 힘썼습니다. 실제로 지난 16일 "지난 정부의 과오를 잘 극복해달라"는 김종혁 한국교회총연합회장의 당부에 "좌나 우로 치우칠 땐 (교회에서) 그에 대해서도 쓴소리해주시면 잘 듣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극우 논쟁'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여 한차례 홍역을 치렀는데요. 당내에서는 또다시 극우 프레임에 갇힌다면 장외투쟁의 의미가 희석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당이 자꾸 고립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장외투쟁을 대구까지 가서 해야 하냐는 의견이 있었다. 지지층에 기대서 뭔가를 해보려 하는데 국민적 지지율이 올라가는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고 진단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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