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입찰 지침 변경·재공모…성수전략정비구역 곳곳서 '시끌'
성수1지구 기존 입찰 취소 결정
성수3지구는 설계자 선정 재공모
2025-09-19 16:13:43 2025-09-19 16:31:03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성수 지역 정비사업이 조합 내 갈등과 입찰 조건, 설계안 논란 등으로 잡음을 겪고 있습니다. 갈등이 장기화하고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지난 18일 성수1지구 조합은 오후 3시 조합 대의원회를 열고 지난달 21일 공고한 시공사 선정 입찰 취소 의견의 건을 가결했습니다. 조합이 기존 공고를 철회하고 입찰 지침 수정에 나서기로 결정하면서 수주전은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조합은 현재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입찰 지침 수정에 나서는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황상현 성수1지구 조합장은 "건설사들을 최대한 참여시키는 방향으로 가려 한다"면서 "조합원들의 의견 등을 반영해 입찰 지침을 변경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합 이사회와 대의원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입찰 공고의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조합 다수가 경쟁입찰을 원하고 있는 만큼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요구가 상당수 수용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각에서는 조합이 주도권을 쥐지 못하고 끌려가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내 골목길. (사진=홍연 기자)
 
입찰 지침 수정 나서는 조합…경쟁 입찰 '촉각'
 
현대건설은 입찰 지침이 특정 시공사에만 유리하게 작성됐다며 지난달 29일 개최된 현장 설명회에 불참했습니다. 현대건설은 최근 대표이사 명의로 조합에 발송한 시공사 선정 관련 공문에서 "입찰 지침서 문구 수정 문제를 넘어 향후 입찰 과정에서 공정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공식적인 해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자정 조치, 불법 홍보를 한 GS건설에 대해 도시정비법 및 관련 고시 등에 따른 제재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특정 시공사의 조합원 개별 접촉과 입찰 지침 개입 시도 의혹에 따른 입찰 리스크 등은 입찰 제안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향후 입찰 지침 등에 법적 리스크와 절차적 논란이 없는 서울시 시공자 선정 기준에 부합되는 입찰 지침서를 요청한다"고 조합에 회신했습니다. 
 
반면 GS건설은 별도의 변경 요구 없이 기존 지침에 따라 제안서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시공사 간 대응에도 뚜렷한 온도차가 드러났습니다. 
 
성수1지구 재개발 사업은 특정 건설사 유착 의혹이 제기되면서 GS건설 단독 응찰 가능성이 부각됐는데요. 성동구청은 조합에 최근 공문을 발송해 조합장과 GS건설 간 회동, 조합의 입찰 지침 변경 부결 요청 등의 의혹에 대해 의견과 자료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일부 조합원은 조합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조합은 지난 9일 열린 긴급 이사회에서 입찰 지침을 일부 수정했습니다. 해당 사업지에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GS건설이 사업지를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자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조합에 입찰 지침 수정과 공정성 등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성수3지구도 성동구청이 조합이 확정했던 설계안이 정비 계획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설계자 선정을 취소하면서 설계 공모 응모 재공고를 냈습니다. 앞서 성수3지구 조합은 지난달 9일 설계사 선정 총회를 열고 입찰에 참여한 해안건축과 나우동인건축사무소 컨소시엄 중에 해안건축을 설계사로 선정했습니다. 성동구청은 양사의 설계안이 정비 계획에 고시된 '50층 이상 랜드마크 주동 1~2개' 범위를 넘어선 점을 들며 실격 처리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는데요. 조합은 성동구청의 입찰 무효 판단에도 설계사 선정을 독단적으로 진행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성수3지구 조합 사무실 앞에 게시된 설계 공모 응모 재공고와 선관위 모집 공고. (사진=홍연 기자)
 
성수2~4지구에서는 삼성물산의 '래미안 갤러리 투어'를 둘러싸고 잡음이 일기도 했습니다. 삼성물산이 성수4지구 조합원 설명회에서 삼성타운을 조성하고 각 지구 커뮤니티 시설을 공동 활용하자는 계획을 제안했는데요. 이에 성수4지구 조합 측은 해당 구상이 법적으로 불가능하며 사업 지연 우려가 있다는 항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죠. 
 
반면 성수2지구는 상대적으로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 12일 열린 설명회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를 비롯한 9개 건설사가 참여했습니다. 그동안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가 꾸준히 관심을 보여온 곳인 만큼 3파전이 벌어질지 주목됩니다. 내달 28일 입찰 접수를 마감하고 경쟁 입찰이 성사되면 12월 중에 시공사 선정 총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타지구에서 집행부 교체가 이뤄졌던 것과 달리 사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주요 의사결정권자가 동일하게 유지되면서, 내부 갈등 없이 비교적 원활하게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한편, 성수동 일대의 부동산 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습니다. 성수동2가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노량진에서 매수했던 분들이 '조금만 더 보태면 성수도 가능하다'며 이쪽으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매수세가 꾸준히 있는 만큼 매도자들도 '이 금액이면 팔겠다'는 식으로 가격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급한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워낙 대출이 어려운 상황이고 금액대도 30억원부터 접근이 가능해 가격은 조금씩 오르고 있긴 하나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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