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충격에 대미 수출 '24.7% 급감'…자동차 '직격탄'
긴 추석 연휴에 조업일수 감소...전체 수출 7.8% ↓
APEC 기간 관세 협상 기대감 ↑…실패 시 수출 타격 ↑
2025-10-21 16:33:05 2025-10-21 16:53:01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이달 들어 대미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25% 가까이 줄었습니다. 긴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고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이 컸습니다. 우리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10월 전체 수출은 5개월 만에 마이너스 전환이 전망됩니다. 한·미 양국이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간 자동차를 포함한 주요 품목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방안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합의 실패 시 수출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효자' 반도체 수출 늘었지만…대미 자동차 수출 '뚝 ↓' 
 
관세청이 21일 발표한 '2025년 10월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수출액은 301억달러(통관 잠정치)로, 전년 동기 대비 7.8% 감소했습니다. 수출 감소는 우선 추석 연휴 영향이 컸습니다. 실제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조업일수는 10.5일로 전년보다 2일 적었습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8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증가했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이 효자 역할을 이어갔는데, 실제 △반도체(20.2%) △석유제품(10.9%) △선박(11.7%) 등의 수출이 늘었습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3%로 1년 전보다 6.6%포인트 높아졌습니다. 반면 △승용차(-25.0%) △무선통신기기(-17.7%) 등의 수출이 줄어든 가운데, 자동차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특히 국가별로 보면 대미 수출이 24.7%나 줄며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한·미는 지난 7월 말 큰 틀에서 관세 협상을 타결했지만,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이행 방안 등 세부 협상 과정에서 진통을 겪으며 수출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실제 미국은 관세 협상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내리기로 했지만, 후속 조치가 지연되면서 여전히 25%를 부과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달 1~20일 수입액은 33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줄었습니다. 품목별로는 원유(12.6%)·반도체(0.8%)·승용차(41.7%) 수입이 늘었고, 가스(-35.0%)·기계류(-2.3%) 등은 줄었습니다. 국가별로는 미국(2.3%)·호주(30.7%)·대만(16.2%)·베트남(9.1%) 등에서 증가하고, 중국(-11.6%)과 유럽연합(-2.3%)은 감소했습니다. 이에 따라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28억달러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경주 APEC 관세 협상 합의 '솔솔'…자동차 업계 '예의 주시' 
 
관세 충격에 따른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 감소는 지난달 통계에서도 두드러집니다. 실제 산업통상부가 전날 발표한 '2025년 9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최대 자동차 수출 시장인 대미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7.5% 감소한 23억8000만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6.8% 증가한 64억1000만달러로 나타났지만, 유럽·아시아 수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일 뿐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부진은 면치 못했습니다. 
 
문제는 다음 주 APEC 기간 한·미 관세 협상 관련 후속 조치 합의가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대미 수출에 청신호가 켜지지만, 합의 실패시엔 적신호가 켜진다는 점입니다. 이미 수출 타격이 나타난 자동차 등 대미 수출은 더욱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입니다.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전날 귀국길에서 "정상이 만나는 계기가 흔치 않기에 양측이 APEC을 계기로 협상을 만들어보자는 데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다"고 언급, 업계의 기대감은 커진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APEC 정상회의에서 한·미 정상 간 '톱다운' 방식으로 공동성명 수준의 합의문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미 간 첨예한 쟁점을 일단 제외하고, 총론을 합의문에 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는 3500억달러 규모로 투자 금액을 정하고, 자동차를 포함한 주요 품목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등의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이 같은 이유로 자동차업계에서는 기대감이 한층 커진 가운데,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손익 규모가 커지기에 협상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은 "우리 수출을 둘러싼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각심을 갖고 기민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정부는 불확실한 환경이 해소될 수 있도록 국익 최우선 원칙에 따라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 대기 중인 자동차 뒤로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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