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2일 오전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가운데 북한이 조만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을 시험발사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20형'.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북한이 22일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무력시위를 했습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167일 만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의 방한이 예상되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일주일여 앞두고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개한 만큼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합참은 "우리 군은 22일 오전 8시10분쯤 북한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 발을 포착했다"며 "포착된 북한 미사일은 약 350㎞ 비행했으며 정확한 제원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에 포착해 감시해왔고, 발사 즉시 탐지 후 추적했다"며 "관련 정보는 미국·일본 측과 긴밀하게 공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합참은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 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대통령실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밀히 움직였습니다. 국가안보실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관련 상황을 대통령께 보고드리며 상황을 주시해왔다"며 "특히 안보실·국방부·합참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어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한반도 상황에 미칠 영향을 평가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 가능성 등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해 나가겠다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입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발사한 북한 미사일은 동해상이 아닌 내륙에 떨어졌습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 미사일이 지난 10일 북한의 야간 열병식에 등장한 극초음속미사일보다는 지난해 9월18일 발사했던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의 탄두를 4.5톤(t)로 늘린 미사일입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5월 8일 화성-11형 등 여러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섞어서 발사한 이후 167일 만이자 올해 들어 5번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외신 등에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북·미 회담에 나서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연장선상에서 북한이 지난 10일 야간 열병식에서 선보였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의 시험발사를 조만간 할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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