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실적 기상도, 삼성·HD현대 ‘맑음’ 현대차·포스코 ‘흐림’
글로벌 수요·공급에 따라 실적 차별화
하이닉스 덕 본 SK…LG 영업익↓ 전망
2025-11-07 16:00:29 2025-11-07 16:21:49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10대 그룹 지주사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업종별로 희비가 갈리는 모습입니다.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따른 메모리 슈퍼사이클(장기호황) 효과로 반도체 기업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면, 자동차와 화학·건설을 주력으로 하는 지주사는 미국 관세 리스크와 수요 부진으로 고전했습니다. 
 
테헤란로를 따라 늘어선 서울 강남구 빌딩. (사진=연합뉴스)
 
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SK·현대차·LG·롯데·포스코홀딩스·한화·HD현대·GS·신세계 등 국내 10대 기업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SK·LG·롯데·한화는 증권사 컨센서스 기준)은 총 20조136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6조2972억원)에 견줘 23.6% 증가한 수준입니다. 
 
기업별 온도차는 컸습니다. 국내 반도체 쌍두마차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범용 메모리 가격·수요가 실적을 견인하며 영업이익 10조원 클럽에 입성했습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메모리 전반의 수요가 늘어난 데다 D램과 낸드 가격 상승도 본격화한 결과입니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3분기 12조1661억원의 영업이익 가운데 반도체 중심의 DS부문 이익만 7조원에 달합니다. 아직 연결 실적을 공시하지 않은 SK 그룹의 경우 SK아이이테크놀로지(-472억원), SKC(-528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194억원) 등의 계열사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62% 뛰고 SK이노베이션은 정제마진에 힘입어 흑자 전환한 점이 실적 개선에 주효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영업이익 증가 폭이 가장 큰 곳은 HD현대입니다. HD현대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94.5% 늘어난 1조702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는데, 이는 지주사 출범 이후 최대입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9869억원으로 무려 870.4% 증가했습니다. 조선과 전력기기 사업이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정유 부문이 턴어라운드한 영향입니다. 
 
반면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조5373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9.2% 쪼그라들었습니다.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와 우호적인 환율, 금융 부문 실적 개선에 힘입어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실현했지만, 미국 자동차 관세 여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수익성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영업이익률은 작년보다 2.9%포인트 하락한 5.4%를 기록하며 2022년 3분기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습니다.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철강 등 핵심 사업은 선방했지만, 공사 중단 등 여파를 겪은 포스코이앤씨의 실적이 악화하며 연결 실적에도 타격을 줬습니다. 신안산선 사고 손실추정액의 실적 반영과 안전점검을 위해 전 공사 현장이 일시중단하며 손실이 발생한 까닭입니다.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은 639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3.5% 감소했습니다. 
 
이 밖에 오는 13일 연결재무제표를 공시하는 LG의 경우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등의 흑자 전환에도 LG전자(-8%), LG씨엔에스(-15%), LG유플러스(-34%)등의 영업이익 부진에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통상과 산업정책, 글로벌 수요와 공급 상황 변화에 따라 산업별 실적에 차별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구조적인 공급 과잉 상황인 석유화학, 철강이나 이차전지 철강산업은 저하된 영업실적을 지속하고 있는 반면 조선은 미국의 조선업 부흥 정책 영향으로 중장기적 수주 기반이 확대되고, 반도체 산업은 AI수요 증가로 우호적인 산업 환경이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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