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족쇄에 발목 잡힌 현대…방산 퍼즐 맞춘 한화
HD현중, ‘법적 분쟁’ 불씨 여전
한화오션, 기술 공백 극복 숙제
“원팀 꾸려 북미 방산 공략해야”
2026-06-12 11:47:04 2026-06-12 14:43:45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대한민국 해군의 핵심 전력이 될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042660)이 선정된 가운데, HD현대중공업(329180)은 기술력 평가에서 우위를 점하고도 결국 보안감점의 벽을 넘지 못 했습니다. 수주전을 계기로 양사 모두 법적 분쟁 최소화와 기술적 난제 극복이라는 숙제를 안게 됐으며, 정부의 발주 제도 개편 필요성도 대두됩니다. 
 
한화오션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진=한화오션)
 
12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 제안서 평가위원회 평가 결과, HD현대중공업은 기술능력평가에서 한화오션보다 0.6425점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보안감점 1.2점이 적용되면서 최종적으로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보다 0.5867점 높은 점수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HD현대중공업은 감점 부당성을 주장하며 이의신청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는 그대로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산학과 교수는 “향후 법적 분쟁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가장 베스트는 HD현대중공업이 선도함 결과에 승복하고 후속함 상세분배를 인정하며 대승적 차원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제언했습니다.
 
장 교수는 “기본 설계 자료는 넘겼지만 문서 형태라 여러 노하우나 ‘암묵지’가 여전히 공백 상태인 상황에서 기술 리스크가 존재한다”라며 “사업이 2~3년 늦어지면서 군이 후속함을 묶어 한 번에 발주하는 방식을 요구할 수 있는 만큼 현중이 한화오션과 기술적인 부분을 함께 잘 풀어갈 것인가가 키”라고 덧붙였습니다.
 
HD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진=HD현대)
 
수주전에서 승리한 한화오션 역시 원가 보정 문제와 신기술 적용에 따른 기술적 난제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습니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잠수함 분야에 강점을 보였던 한화오션은 한화(000880)그룹 내에서 방산 계열사 간 통합 체계를 구축하며 수상함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송방원 건국대 방위산업학과 겸임교수는 “원가가 상당 부분 보정되지 않아 2000억원 정도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한화오션 입장에서 금전적 비용 손실 최소화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이어 “KDDX는 전기 추진 기관 등 새롭게 적용되는 기술 분야가 많아 난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가 도전적인 과제”라며 “3500톤급 호위함에서 6000톤급으로 선체가 커지는 만큼 전사적 역량을 동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KDDX 수주전을 계기로 독식을 유발하는 현행 함정 발주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편하고 방산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장 교수는 “과거 상세설계를 수의계약으로 진행해 기술 리스크를 줄이고 선박을 빨리 양산하던 제도가 이번에 경쟁 입찰로 바뀌면서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라며 “승자 독식 구조가 맞는지 함정 자체를 주계약자와 부계약자로 구분해 나눌지 등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우리 생태계에 대기업이 두 곳인데 한국 함정 생태계가 향후 캐나다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잡음을 빨리 무마시키고 안정적으로 협력해 견고한 내수시장을 다져야 한다”며 “신냉전 시대 산업전에서 승기를 잡은 조선 함정 경쟁력으로 미국 방산 시장과 유지·보수·정비(MRO) 분야도 키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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