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지난 2월 이명박 대통령은 청년창업사관학교 1기 졸업식 격려사를 통해 "경쟁을 하되 따뜻한 경쟁을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1년전부터 대·중소기업 상생을 외치며 '따뜻한 경쟁'을 외쳐온 터라 새로울 것은 없었지만 맹찬형 연합뉴스 기자의 <따뜻한 경쟁>을 읽고 독서모임 토론을 준비하던 기자로서는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맹찬형 기자의 <따뜻한 경쟁>을 대통령까지 읽은 것일까. 특히 이날 이 대통령은 소녀시대를 비롯한 K-POP가수들의 혹독한 준비 과정을 소개하며 "우리는 성공한 사람에게서 성공만 보지 성공의 뒤를 보지 않는다"며 젊은이들에게 도전정신을 역설했다. 이날 대통령은 젊은이들에게 혹독한 준비를 통한 "성공"을 당부했다.
결국 안타깝지만 <따뜻한 경쟁>은 절대 읽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만약 그가 이 책을 읽었다면, "성공"보다는 "실패"이후를 독려를 했을 것이다.
우리의 청년들이 도전정신이 없을까. 단군이래 가장 높은 교육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그 어느 시대의 청년들보다 경쟁력이 있는 이들이 계속 아우성을 치는 이유가 무엇일까.
청계천에서 쓰레기를 줍던 청년이 서울시장을 거쳐 대통령이 됐으니 지금 청년들의 아우성이 어리광으로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맹찬형 기자가 스위스 특파원을 지내며 펴낸 이 책을 대통령이 읽는다면, 지금 청년세대를 포함해 국민들의 아우성의 근원을 찾아낼 것이다.
바로 "공존"이다.
공존 없이 "경쟁"으로 내달려온 우리의 삶이 처절하게 피부로 와 닿은 것은 지난해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였다. 저자는 "사태 수습에 단순 노무자를 투입하기에 이른 배경에는 일본의 전력 산업 민영화와 '효율성'을 절대적으로 신봉해온 일본의 문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처럼 '효율'을 앞세운 '경쟁'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발견된다.
아울러 무한 경쟁의 다른 이름은 '차별'(p43)이라고 강조한다.
복지정책에 있어서도 현 정부는 '효율'을 앞세워 맞춤형 복지를 내세우고 있다. 정부는 세수부족을 이유로 복지엔 인색하면서 막대한 세금을 4대강에 쏟아 붓는 이해하기 어려운 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즉 '맞춤형 복지'는 차별의 다른 이름이다.
이 책에선 무한 경쟁 신화에 대한 '반성'과 '경쟁'을 다면적으로 재구성해야 할 필요성을무던히 강조한다.
단적으로 무수히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리의 경쟁사회의 내면을 드러낸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우리에게 "공존"은 절박하기만 한데, 그 해결의 열쇠는 별로 없어보인다.
이번 4.11총선 결과를 놓고 보면 투표를 통한 해결도 요원해 보인다.
다만 저자는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보수언론의 여론 독점을 비판하면서도 진보적 신문을 구독하는 데 인색해서는 곤란하다. 인터넷에 댓글을 달고 페이스 북과 트위터에 의견을 피력하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위적이다. 게으른 참여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p214)
한번의 선거로 '따뜻한 경쟁'을 기대할 순 없다. 다만 오늘 우리는 무엇에 참여하고 실천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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