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네 애플이 고가제품과 저가제품을 동시에 선보인 것은 최초입니다. 애플의 아이폰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에 밀리면서 가격 차별화 전략을 들고 나왔는데요. 저가 아이폰으로 신흥국 시장을 새롭게 공략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됐습니다.
또 첫 출시국에 처음으로 중국을 포함시키면서 중국 시장에 대한 공략 의지를 확실히 나타냈습니다. 이번 두 가지 제품은 오는 20일부터 시판될 예정이고, 현재 5S 제품은 예약판매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네. 이번 애플의 신제품 발표 소식에 전세계의 기대가 높았는데요. 이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프리미엄 전략으로 일관했던 애플이 저가 모델인 아이폰5C를 내놓았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던 이벤트였습니다. 하지만 기대한 만큼의 반응은 나오지 않았는데요. 애플이 그 동안 신제품을 통해 보여줬던 '혁신'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평갑니다.
전문가들은 기존과 동일한 스크린 사이즈와 여전히 부족한 배터리 수명, 그리고 64GB를 넘어서는 대용량 아이폰이 출시되지 않은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습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아이패블릿을 출시할 게 아니라 기존 아이폰의 스크린 사이즈를 늘리는 것이 낫고, 기기 속도를 높이는 것보다 배터리 수명을 늘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신흥국 시장을 공략할 목적으로 출시된 아이폰5C의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았습니다. 아이폰5C의 16GB 제품 가격은 2년 약정시에는 99달러지만 약정이 없을 경우에는 무려 549달러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또 레티나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업체의 변경으로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올해 안에 출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아이패드5와 아이패드 미니2의 공개도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앵커: 이번 애플 제품들이 혹평을 받았군요. 그래서 신제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이날 애플의 주가가 떨어졌나 봅니다. 자세한 상황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이날 애플 신제품에 대한 실망은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날 애플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일 대비 2.28% 내린 494.6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 한 때 전일 대비 0.25% 오른 507.45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신제품 발표를 기점으로 방향을 틀어 시간 외 거래에서는 0.22% 추가 하락했습니다.
물론 신제품 발표 이후 주가 하락이 처음은 아닙니다. 애플의 아이폰 출시 이후 한 달 동안의 주가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 2011년 10월에 선보인 아이폰4S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 출시 이후에는 주가가 모두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니 에반스 컴퓨터월드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아이폰이 발표된 이후에는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즉시 떨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애플로써는 무척 애석한 일이군요. 향후 반등이 가능할까요?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이번 행사에 대한 실망감은 기존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에서 주가가 본 궤도에 다시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도 실망스러운 '최소한의 혁신'만 보여준 애플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요.
밴 베이어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주가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달 스위스 금융그룹 UBS가 목표주가로 제시한 550달러는 너무 높은 벽이 되어버렸다"고 지적했습니다.
저가폰인 아이폰5C가 애플의 부진을 만회할 구원투수가 될 지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렸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저가 모델이 신흥국 시장뿐 아니라 선진국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차이나모바일과의 파트너십 체결 없이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왔습니다.
차이나모바일은 7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로 현재 애플의 아이폰을 공급받지 않고 있어 애플은 중국에서의 입지가 크게 확장되지 못하고 있는 상탭니다.
앵커: 차이나모바일과의 계약이 곧 성사될 것이라는 소식도 들려오는데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애플이 차이나모바일과 저가 아이폰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은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번 신제품의 첫 출시국에 중국을 포함시킨 것도 차이나모바일과의 계약이 임박했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는데요.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없는 상태입니다.
만약 이들의 계약이 성사될 경우 아이폰5C는 중국 시장에서만 연간 최대 3000만대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브라이언 마샬 ISI 애널리스트는 "저가 아이폰의 가격이 차이나모바일과의 파트너십 효과를 넘어설만큼 저렴하지 않아 계약에 실패할 경우 부진이 지속될 수 있지만, 계약이 확정되면 미국의 통신사 AT&T와 버라이존을 합쳐놓은 것 만큼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