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급락에 투심 흔들…"지금은 분할매수 구간"
전문가들 "골드뱅킹 세금 유의…KRX 효율적"
2025-10-31 15:23:49 2025-10-31 17:07:55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비싸게 형성됐던 '김치 프리미엄'이 빠르게 사라지면서 시중은행에 골드뱅킹 고객의 환매 문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조정되며 상승 모멘텀에 본격적으로 접어드는 시기로 보고 투자 성향과 기간에 따라 분할매수를 조언했습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 금값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달 초 온스당 4300달러를 돌파했던 국제 금값은 최근 4000달러 선이 무너졌고, 국내 금 현물 가격 역시 이달 15일 기준 역대 최고가인 22만7000원에서 18%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이번 금값 하락을 숨 고르기 구간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전환,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 등 구조적 요인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입니다. 결국 금값 조정기에 투자자들이 취할 전략은 단기 환매보다 분할매수와 비중 조정입니다. 전문가들 대부분이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 흐름에 맞춘 전략이 필요하다는 견해입니다. 
 
신한은행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김치 프리미엄은 FOMO(Fear of Missing Out·소외 불안) 현상 탓으로 해석된다"며 "금값 상승을 이끌던 거시적 환경에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김원덕 하나은행 용산PB센터 팀장도 이번 금값 하락을 두고 구조적 요인이라기 보다는 '일시적 단기 조정 국면'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는 "단기간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가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며 "국제 금값은 1년간 약 59% 상승했는데, 이러한 급등 이후의 조정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므로 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상승률)의 움직임이 핵심 변수"라며 "향후 물가 안정과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전환 시 실질금리가 하락하면서 금값은 상승 모멘텀을 다시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금 투자 방식에 대해서는 세금, 규모, 기간 등을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팀장은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와 채굴량 둔화가 장기 상승 사이클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론 상승 구간에 있으므로 분할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매매차익에 비과세 혜택이 있는 KRX 금 현물을 우선 추천하지만, 단기 변동성을 감안한다면 은행의 분할매수형 ETF를 병행하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은 "이번 금값 조정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미·중 관세 완화 기대, 인도의 축제기간 수요 공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연준의 긴축 종료와 금리 인하,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 상승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단기간에 금 수익률을 노리면 반드시 흔들린다"며 "적게는 5%, 많게는 20% 정도를 포트폴리오에 담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골드뱅킹은 세금을 내야 하고, 실물 금은 부가세와 보관 비용 부담이 있다"며 "ETF나 KRX 금 현물이 상대적으로 효율적"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백 이코노미스트도 "골드뱅킹 투자자는 단기·장기 성향에 따라 접근이 달라야 한다"며 "단기 투자자에게는 분할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장기 투자자는 가격 조정 폭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단기 투자자라면 현재 레벨에서도 매수할 수 있지만, 보수적이고 장기적인 투자자라면 관망이 바람직하다"면서 "투자자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금 비중은 최대 25% 이내로 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습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PB팀장은 "투자자마다 목표수익률을 정해놓고, 기존 투자자의 경우 목표수익률 도달 시 차익실현을 하는 게 나아 보인다"며 "매수자는 분할 매입을 통해서 시간 분산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그는 "실물 금이 필요하지 않고 단지 금 시세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는 KRX 금 거래소에서 금을 투자하는 방법을 추천한다"면서 "개인투자자의 경우, 취득세, 부가세, 양도세가 발생하지 않아서 실현 수익 관리 차원에서도 유리할 것"이라고 권고했습니다. 
 
국내 금값에 형성된 ‘김치 프리미엄’이 사라져 시중은행 골드뱅킹 고객의 환매 문의가 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금은 금값이 상승 모멘텀에 본격적으로 접어드는 시기로 분할매수가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금 제품이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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