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단일화를 압박하는 발언을 하고서 퇴장하자 바로 이어 의총장에서 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 후보와 단일화를 둘러싸고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단일화 요구 이후 처음으로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친윤(친윤석열) 지도부가 재차 충돌했습니다. 김 후보는 "당 지도부의 '강제 단일화' 절차에 응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고, 김 후보를 달래려 했던 지도부는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즉각 반박했습니다. 당내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자,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뭐 하자는 거냐"며 고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김문수 "나를 끌어내리려고"…친윤 지도부 '저격'
김 후보는 9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후 처음으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했습니다.
의원총회를 시작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일주일 동안 후보와 의원들 사이 단일화를 둘러싼 이런저런 의견 차이가 있던 것이 사실"이라며 "오늘 의총이 후보와 의원들 사이 허심탄회한 대화와 소통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 "오해가 있으면 서로 풀고 다시 하나로 똘똘 뭉쳐서 단일화를 이루고 대선 승리로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며 "지금 우리가 다소 혼란스럽지만 이 과정을 거쳐 합의에 이른다면 반드시 아름다운 승리의 단일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발언을 시작한 김 후보는 전당대회 이후 당 지도부의 단일화 설득 과정을 설명하며 재차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5월7일 연휴가 끝나는 바로 그다음 날 12시까지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선 단일화 후 선대위' 말씀을 하셔서 상당히 놀랐다"며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제가 아니라 우리 당에 입당도 하지 않은 무소속 후보가 당 대선후보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모든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후보는 "그동안 저와 함께 경선에 참여한 많은 후보들은 무슨 존재인가"라며 "당 지도부는 현재까지도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서 온갖 불법 수단을 동원했다. 즉각 중단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발언 끝나자 곧바로 떠난 김문수…의원들 '당혹·반발'
그는 "저는 이재명과의 여론조사에서 여러 차례 승리한 결과가 나온 적이 있지만, 한덕수 예비 후보가 이재명을 이겨본 적이 있나"라며 "저와 한 후보는 경쟁력 조사에서 거의 차이나지 않는 결과가 나온다. 그렇다면 이 단일화의 목적이 무엇이냐"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저 김문수를 믿어달라. 김문수가 나서서 이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내용이 대단히 실망스럽다. 우리 의원들께서 기대하신 내용과는 완전히 동떨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지도자라면 그리고 더 큰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수도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김 후보는 모두 발언 후 곧바로 의총장을 떠났고,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는 "뭐 하자는 거냐", "약속 지켜라" 등 고성이 터져 나오는 등 소란이 빚어졌습니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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