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관세 폭탄에도 2분기 판매량 ‘선방’
국내외 판매량 365만3586대
“다양한 차종 판매 확대 영향”
영업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듯
2025-07-01 17:05:06 2025-07-01 17:05:06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와 기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과 내수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판매 실적에서 선방한 결과를 냈습니다. 다만, 미국 내 판매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만큼, 상반기 판매량과 무관하게 실적이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진=현대차그룹)
 
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현대차와 기아의 국내외 판매량은 365만358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현대차는 1~6월 글로벌 시장에서 206만6425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0.1%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판매량은 35만4900대로 같은기간 2.7% 늘었고, 해외 판매량은 171만1525대로 0.4% 감소해 전반적으로 0.1% 늘었습니다.
 
기아도 상반기 158만7161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어났습니다. 국내에서 27만6423대, 해외에서 130만8636대가 판매됐습니다.
 
미국의 관세 폭탄과 내수 경기 불황 속에서도 판매량 증가가 호실적을 견인한 셈입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차종의 판매 확대로 국내와 해외 모두 판매가 증가했다”며 “향후에도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로 판매 모멘텀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달 말 발표할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양사가 아직 미국 내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만큼, 2분기 실적에 관세로 인한 손실이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 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2분기 시장 전망치는 매출액 46조3060억원, 영업이익 3조6397억원으로 예상됩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86% 증가한 수치지만, 영업이익은 14.94% 줄어들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기아의 2분기 전망치는 매출액 29조2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5.27% 증가했지만,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조1604억원으로 13.26%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조치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세가 조정되지 않을 경우 앞으로의 실적이 더 저조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부터 우리나라를 비롯한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앞서 현대차와 기아는 관세 충격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세 시행 전 현지 재고를 각각 3개월과 2개월 수준으로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 재고는 이미 소진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고 물량으로 인한 관세 방어 효과가 없는 3분기와 4분기부터는 관세 충격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당초 일각에서 한미 당국 간 통상 협상으로 이르면 상반기 안에 관세 조치가 최소한 완화되리라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지만, 예상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일관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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